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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패 뒤 3연승’ 악몽 떨친 삼성 반전


입력 2013.11.13 09:27 수정 2013.11.13 09:3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더니건 복귀 후 반전 계기 마련 ‘꼴찌→8위’

차재영 복귀도 활력소..수비·팀플레이 탄탄

마이클 더니건의 복귀는 삼성이 연패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 서울 삼성

서울 삼성이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겪었던 악몽 같은 8연패 후유증에서 벗어나 2라운드 쾌조의 3연승을 기록 중이다.

꼴찌였던 팀순위는 4승 9패로 원주 동부와 공동 8위다.

삼성은 당초 올 시즌 행보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시즌 승부조작과 고의 패배 논란에 휩싸인 농구계에서 유일하게 페어플레이에 충실하며 6강까지 진출했지만, 대신 황금 드래프트로 꼽힌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놓쳤다.

물론 1.5%의 기적 속에 4순위로 박재현을 얻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성적을 포기한 대가로 김종규(LG)나 김민구(KCC)를 얻어 올 시즌 잘 나가고 있는 경쟁팀들이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삼성은 시즌 초반 지난 시즌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막판 어이없는 실책과 경기운영 미숙으로 놓치는가하면, 김승현과 마이클 더니건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악령도 겹쳤다. KBL 최고령 사령탑이 김동광 감독의 표정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2라운드 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오매불망 기다리던 더니건의 복귀. 203cm의 장신 센터인 더니건은 사실 공격력이 뛰어나거나 기술이 좋은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높이가 좋은 데다 몸싸움이 강해 투입되면 골밑의 중량감이 달라진다.

상대 수비가 더니건을 막으려다보면 자연히 외곽에서 기회가 많이 난다. 포워드인 이동준과 제스퍼 존슨이 골밑을 지킬 때보다 박스아웃과 리바운드에서 훨씬 안정감이 붙으니 국내 선수들도 공격과 수비에서 훨씬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더니건 효과는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존슨에 대한 자극으로도 이어진다. 더니건이 복귀하기 전까지 팀 내 1옵션으로 활약하던 존슨은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는 부담과 무리한 욕심으로 팀플레이의 맥을 끊는 경우도 많았다. 리바운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외곽슛을 던지는가하면, 수비에서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로 김동광 감독의 호통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더니건이 가세하면서 존슨도 자신의 플레이를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긴장감도 존슨을 각성하게 했다.12일 전자랜드전에서는 존슨이 공격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력수비에 가담해 상대의 패스를 가로채기해 속공에 가담하는 등 이전 경기에서에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도 나왔다. 더니건이 아직 경기체력 면에서 완벽하지 않기에 공격력이 좋은 존슨이 출전 시간을 잘 배분하는 것도 앞으로 중요한 대목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제대해 팀에 복귀한 차재영도 활력소가 되고 있다. 차재영은 국내선수로서는 탁월한 운동능력과 공격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집중력이 부족하고 종종 엉뚱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삼성 포워드진의 주축으로 거듭나며 김동광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김동광 감독은 "8연패도 했는데, 이제 3연승 가지고 뭘"하며 애써 태연했지만, 팀이 최악의 부진을 딛고 서서히 각성하는데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과거처럼 대형 스타들이 넘쳐나는 호화군단은 아니지만, 수비와 팀플레이로 끈끈하게 무장한 오뚝이 군단으로 거듭난 삼성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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