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부의 해산 심판 청구 그동안은 직무유기 아닌지
대한민국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청구한 것은 성급하고 무리한 결정이다. 이번 청구의 계기가 된 이석기 의원 사건은 현재 법원에서 재판 중에 있으며,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헌법 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더구나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가 법원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정부의 조치는 성급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통진당은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출발해 14년 된 정당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통진당이 위헌정당임을 알면서도 직무유기를 했다는 말인가. 왜 이제 와서 정당해산인가?
우리 현대사에서 1958년 진보당이 정부에 의해 등록취소를 당했으나, 이듬해 대법원은 진보당의 정강정책이 합헌이라고 판시했으며, 당시 사형당한 조봉암 진보당 대표에 대해서는 2011년 대법원이 간첩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 주요혐의에 대해 무죄선고를 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성급하고 무리한 결정이 아닌지, 이 같은 아픈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정당설립의 자유와 국가가 정당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적 가치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렇기에 정당해산은 그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경우로 극히 제한되어 있다.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에서 1952년 사회주의국가당(일명 신나치당)과 1956년 독일공산당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사례가 있으나, 그 이후로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통진당의 정강정책과 활동이 나라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무너뜨릴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이 그 정도에 흔들릴 국민도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통진당을 해산하려는 것은 자칫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조치로서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통진당의 노선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정부의 통진당 해산 청구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글/김영환 민주당 의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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