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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후 압박? 곽병선 "전교조 출신이라 오해가..."


입력 2013.10.18 12:05 수정 2013.10.19 10:28        이슬기 기자

<교문위 국감>"직접 전화해 국감 지적사항 하지말것을 요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와룡동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국정감사가 ‘협박성 전화’ 파문으로 질의도 시작하지 못한 채 30분 만에 정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문위 국감은 한국장학재단과 동북아역사재단 등 1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열렸으며,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대표로 증인선서를 하는 등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증인 선서가 끝나고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정 의원은 “어제 내가 보도자료를 낸 국감 지적사항에 대해 (곽 이사장으로부터) 사실상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왔다”면서 “우리 보좌관과 저녁 6시 21분부터 30여 분간 통화를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통화내역을 적은 판을 들고 “‘이경숙 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라고 하면 나름대로 그분의 이미지가 어떻다고 형성되어 있는 분인데 그런데 대해서 우리가 감사표시를 못할지언정 매도성 발언을 하면 되겠나’라고 하시더라. 이게 맞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정 의원은 이어 “더 황당한 건 그 다음”이라며 “나를 두고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우리 정진후 의원님은 전교조로 활약하신 분 아닌가. 긍정적으로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있는 우리 사회 지도부인사들 깎아내리고 그러셨다. 정 의원님 의정활동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고, 그런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이렇게 전화하는 분은 처음이다. ‘최근에 그렇게 전교조를 놓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것도 그렇고, 단순히 내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런 건 전혀 아니다’고도 하더라”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렇게 들추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난 새누리당에 상당히 비판적"…"이해구하려 접촉한 것"

그는 이어 “녹음테이프는 풀지 않겠다. 목소리가 떨리시더라. 그리고 나에게 ‘참고로 하라고 얘기한 것이지 압력을 넣으려했던 건 아니다. 나는 새누리당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그리고 평소 정진후 의원의 의견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러시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이렇게 의원의 과거를 들추면서 국정감사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사실상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걸 보고 초선인 내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뭘 배울 수 있겠나”라며 “이러한 것들에 대한 조치를 취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신학용 교문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정 의원의 발언에 회의장이 술렁이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는 제2의 유영익(국사편찬위원장) 사태”라 규정하며 “상임위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협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이 곽 이사장에게 “일단 사과하시라”고 요구하자 곽 이사장은 “방금 정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 재단의 이미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그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한 설명을 드리려고 접촉하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내 선의, 의도와는 다르게 (교문)위원들을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격분해 다시 판을 들고 “명백한 협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 역시 “국정감사 기간에 해당 의원에게 전화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국정감사 자체를 부인하는 일”이라며 정회를 요청했다.

결국 신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로써 교문위 국정감사는 질의도 하지 못한 채 중단됐다. 회의장의 정적은 40분이 넘게 이어졌다.

한편, 정회 선언 후 5분여 넘게 카메라 세례를 받던 곽 이사장은 한 지인과 밝은 표정으로 “오랜만이다”라는 인사를 나누며 회의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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