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2K 구속 상승 '다르빗슈 추격탄'
콜로라도전 탈삼진 12개 괴력
탈삼진부문 5위..1위 다르빗슈
단 1개의 실투만 제외하곤 '퍼펙트 피칭' 그 자체였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1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신들린 듯한 호투로 핵타선 콜로라도를 꽁꽁 묶었다.
6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2자책) 2볼넷을 기록한 류현진의 호투는 지난 메츠전보다 더 빛났다. 특히, NL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한 콜로라도 강타선을 상대로 탈삼진을 무려 12개나 솎아냈다. 라몬 에르난데스 대신 마스크를 쓴 A.J 엘리스와의 호흡도 거의 완벽했다. ‘젠틀맨’의 가수 싸이까지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관중석에서 응원한 장면도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이날 105개를 던진 류현진은 포심 60개, 체인지업 18, 커브 14, 슬라이더 13개의 비율로 볼배합을 조절했다. 포심 최고구속은 93마일(150km/h)까지 올라갔다. 90마일대 느린 구속을 보이던 볼티모어전에 비해 최고 구속이 2~3마일 정도 상승한 것.
1회초부터 류현진은 포심에 자신감을 찾은 듯, 빠른 공 위주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1번 덱스터 파울러와 2번 조시 러틀리지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3번 카를로스 곤잘레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다. 볼카운트 1-2의 유리한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구사하려던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쏠리고 말았다. 단 1개의 실투를 곤잘레스가 우중간 솔로포로 연결시킨 것.
곤잘레스가 오픈 스탠스에서 타격 시 스퀘어로 들어오는 타격자세를 지녔기 때문에 체인지업보다는 외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가 더 좋은 구질이었지만 오랜만에 포수 마스크를 쓴 A.J 엘리가 선택한 구질은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우타자에겐 효과적이지만 좌타자에겐 효과가 떨어진다. 그 이유는 떨어지는 방향이 우타자 몸쪽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 한 개의 실투를 제외하곤 류현진이 이날 던진 105개의 공은 완벽했다.
파울러에게 허용한 두 번째 피안타는 2루수 닉 푼토가 송구 과정에서 공을 떨어뜨리면서 내준 내야안타였고 마이클 커다이어에게 허용한 세 번째 피안타는 커다이어가 잘 친 것이다. 커다이어가 친 공은 류현진이 완벽하게 바깥쪽으로 낙하시킨 느린 커브. 커다이어의 배트 컨트롤로 만들어 낸 안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커다이어에게 적시타를 맞기 직전 곤잘레스와의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 내외곽에 걸친 공들이 주심에 의해 볼로 선언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커다이어의 우익선상 적시타를 허용하기 직전 몸쪽 낮은 공 역시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이었다.
류현진은 6회 갑자기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했을 뿐 투구 자체는 완벽했다. 5회 토리알바가 류현진의 백도어 커브에 불만을 품고 주심의 볼판정에 불만을 제기한 직후 류현진의 스트라이크존은 급격하게 좁아졌다. 곤잘레스 볼넷에 이은 커다이어의 적시타는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의 반사이익이었다.
6회 100개를 넘기고도 파체코를 상대로 93마일(150km/h)의 포심 패스트볼을 뿌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서서히 포심 구속이 올라오고 또 한계 투구수 근처에서도 포심의 구속이 유지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또 3회 2사 1,2루 상황에서 자신의 생애 첫 타점을 기록하는 타격 솜씨도 뽐냈다. 2사 2루 상황에서 콜로라도 선발 호르헤 데 라 로사는 8번 후안 유리베를 거르고 류현진을 선택했다. 류현진의 타격 재능을 우습게 본 것.
류현진은 데 라 로사의 92마일짜리 빠른 공을 계속 커트해내면서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 때 콜로라도 포수 요빗 토리알바는 변화구 승부를 택했지만 데 라 로사는 빠른공 승부를 고집했다. 이 게 류현진의 인 앤 아웃 스윙에 걸리면서 적시타로 연결된 것. 애리조나전에서 이안 케네디가 류현진때문에 멘탈이 붕괴된 이후 다시 선발투수가 류현진 타격 때문에 무너진 셈이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경기 전 3.41에서 3.35로 내려왔다. 무려 1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면서 류현진의 시즌 탈삼진은 46개로 껑충 뛰었다.
NL 탈삼진 1위인 A.J 버넷(피츠버그)의 48개와는 단 2개 차. 공동 2위인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47)와 제프 살마자(시카고 컵스)엔 불과 1개 차. 떠오르는 괴물 맷 하비(뉴욕 메츠)와 공동으로 리그 4위로 성큼 올라섰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58)인 다르빗슈 유(텍사스)를 포함할 경우엔 전체 공동 5위다.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이 내셔널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의미다. 상승하는 포심 구속에 비례해 탈삼진 수치는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 시절 완투하며 9회에도 152km/h를 찍어대던 진짜 괴물의 모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흐름이다. 주포 트로이 툴로위츠키와 거포 윌린 로사리오가 결장했음에도 여전히 리그 최강 핵타선으로 불리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12탈삼진을 뽑아낸 '닥터K' 류현진. 본격적인 탈삼진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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