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발vs조직력…세계 축구 대세는?
바르셀로나 대패로 레알 마드리드 부담
스피드 앞세운 역습 과정은 세계 최고
바이에른 뮌헨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바르셀로나 시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뮌헨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풋볼 아레나 뮌헨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FC 바르셀로나와의 4강 1차전에서 2골-1도움을 올린 토마스 뮐러의 맹활약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1차전 승리를 거둔 뮌헨은 다음달 2일 누캄프 원정 2차전에서 3골차 이하 패배의 결과만 이끌어내도 결승행을 확정짓는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 1골만 내주더라도 6골 이상 넣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바르셀로나 대패로 부담을 안게 된 쪽은 레알 마드리드다. 독일과 스페인의 자존심 싸움으로 압축된 이번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마저 패한다면 유럽 축구의 중심이 독일 쪽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의 이름값과 선수들의 면면만 놓고 보면 당연히 세계적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앞서는 듯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최다인 9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톱스타들을 대거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1차전이 다름 아닌 도르트문트 홈 BVB 스타디온서 열리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안방 무패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5전 전승을 거뒀고, 10득점-3실점의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말라가와의 8강 2차전에서는 패색이 짙던 후반 90분, 연속골을 몰아쳐 극적으로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도르트문트가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는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 클럽만 만나면 고전하기 일쑤였다. 지난 10년간 12차례 맞대결에서의 성적은 5승2무5패. 특히 원정에서는 1무5패로 절대 열세의 경기력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결과는 1승1무를 거둔 도르트문트의 완승.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도르트문트 홈팬들의 압도적인 카드섹션에 눌려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1-2로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고 레알 마드리드가 움츠러들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유럽에서 가장 빠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호날두의 스피드와 앙헬 디 마리아의 활동량은 단 몇 초 만에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조직력을 앞세운 아기자기한 축구로 4강까지 올랐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4강은 독일과 스페인의 맞대결 외에도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맞대결로도 점철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못지않은 속도를 지닌 바이에른 뮌헨은 자신들의 장점으로 최정상 자리에 있던 바르셀로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리그는 다르지만 도르트문트의 축구는 바르셀로나와 어딘가 닮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까지 바꿔 버릴 수 있는 이번 4강전 승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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