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탈꼴찌' 한화, 빙그레 웃을날 올까
13연패 후 4승(1패) 수확 자신감 충전
NC 제치고 8위..휴식기 후 또 반등?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개막 3주만에 탈꼴찌에 성공하며 부활의 희망을 키웠다.
개막 이후 13연패에 빠졌던 한화는 지난 16일부터 열린 NC와의 3연전을 쓸어 담았다. 비록 19일 두산에 1-15 대패했지만 20일 우천연기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1일에는 두산을 상대로 올 시즌 첫 영봉승, 한 주 만에 무려 4승(1패)을 수확했다.
시즌 전적 4승14패가 된 한화는 승률 0.222로 NC(승률 0.188)를 제치고 개막 이후 처음으로 꼴찌에서 탈출하는 기쁨도 누렸다.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한화로서는 연패 사슬을 끊고 자신감을 충전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팀을 구하기 위해 김응용 감독은 지난 12일 LG전부터는 사실상 1선발 바티스타를 제외하고 모든 투수들을 보직 구분 없이 총동원하는 한국시리즈식 극단적 마운드 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연패 탈출이 급했던 한화의 사정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리빌딩을 포기한 '80년대식 마운드 운용'이라는 비판도 제기했지만, 어쨌든 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첫 승 상대가 신생팀 NC였고 상대가 3연전 내내 실책으로 자멸한 덕을 보기도 했지만, 기나긴 연패에 지쳐있던 한화 선수들에게 3연승은 단비 같은 효과였다.
무엇보다 필승조와 중심타선의 위력을 어느 정도 찾았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주간 4승을 따내는 동안 마운드에서는 바티스타와 송창식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바티스타는 올 시즌 첫 승 포함 지난주에만 2승을 거두며 에이스로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송창식은 스윕에 성공한 NC와의 3연전에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고, 영봉승을 거둔 21일 두산전에서도 8회 조기투입돼 1.2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세이브를 기록하묘 올 시즌 팀이 거둔 승리를 모두 책임졌다.
타석에서는 김태균과 이대수 활약이 돋보였다. 나란히 올 시즌 최다안타 1-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태균은 14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고, 이대수는 21일 두산전에서 5회 팀의 유일한 득점이자 결승타를 터뜨리며 첫 영봉승의 주역이 됐다.
고질적인 불안요소인 수비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첫 영봉승을 거둔 두산전에서 마운드의 호투도 있었지만, 수비에서 실책이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는 게 큰 힘이 됐다.
한화는 시즌 초반 매 경기 7~8점 이상 내주는 대량실점이 유독 잦았고 여기에는 수비불안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두산전에서는 타선이 1점에 그쳤음에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은 의미가 크다. 유격수 이대수가 여러 차례 까다로운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고, 외야에는 수비가 불안하던 김태완-최진행 대신 추승우-김경언을 배치하면서 기동력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한화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동안 휴식기를 가진다. 올해 9개 구단 체제로 바뀌면서 3연전마다 각 팀은 번갈아 휴식기를 거치는데 2주 가까이 마운드 소모가 유난히 컸던 한화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재충전의 기회다.
향후 마운드 재정비와 함께 3-4선발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으로 내려간 김혁민과 유창식이 휴식기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탈꼴찌와 함께 부활의 희망을 되찾은 한화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SK와의 3연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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