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멍석 깔아주자 "안철수, 의연하게 대처"

문재인 후보와 회동 “앞으로도 스스로 역할 다하면서 적극 도울 것”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 “(문 후보가) 좀 더 의연하게 여유를 갖고 대처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자료사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했던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손학규 전 대표가 23일 오찬 회동을 갖고 협력을 약속했다. 문 후보 캠프 측 우상호 대변인은 문 후보와 손 전 대표가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인사동 소재의 모 식당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날 문 후보와 손 전 대표는 배석자 없이 만남을 가졌으며, 손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후보에게 “그동안 우리 문 후보를 드러나지 않게 도와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대표는 그러면서 “앞으로도 스스로의 역할을 다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한다.

손 전 대표는 이어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 후보가) 좀 더 의연하게 여유를 갖고 대처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했다고 한다.

당초 문 후보는 손 전 대표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함께 만남을 가지려 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에게 이 만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4자 회동’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변인은 문 후보와 손 전 대표의 만남에 대해 “이로써 경선 과정에서 함께 했던 세 후보와 문 후보 간 협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세 분이 문 후보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각각의 역할을 활발하게 진행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고문이 전북 및 호남 지역을 맡거나 김 전 지사가 부산을 비롯한 경남 지역을 담당하는 것과 같이 명확한 역할이 있는 반면에 손 전 대표는 딱히 어떤 역할을 할지가 명시돼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우 대변인은 이와 관련, “문 후보가 세 후보에게 역할을 주고 그것을 수행하는 게 아니고 본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게 될 것”이라며 “손 전 대표도 그동안 드러나지 않게 문 후보를 도와왔고, 앞으로는 역할을 스스로 맡아서 해나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한 목소리로 (민주당이)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오늘 만남은 구체적인 계획까지 논의하는 만남이라기보다 총론적인 측면에서 협력을 다짐하는 만남이라고 평가하면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아침에 손 전 대표가 오지 않았다고 해 문 후보에게 협조를 안한다는 뜻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문 후보가 경선 라이벌들을 모두 만난데 대해 “당내 단합의 결정판”이라고도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