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토허제 제외 유주택자 대출 가능
농협은행은 주담대 대출 만기 40년으로 확대
대부분 은행 주담대 제한…은행 이어 보험사도 규제 강화
"자율 조치 맡기면서 대출 조건 달라, 수요자 혼선 계속"
최근 가계대출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대응과 메시지가 오락가락하면서 은행과 보험사별로 주택담보대출 조건도 계속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에 유주택자의 구입 자금 목적용 주담대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토허제 4구는 기존처럼 1주택자의 경우 기존 주택을 매도하는 조건부로만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전날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주담대 최장 대출 기간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토허제 지역에 한정해 유주택자 대출을 중단했다. 기존 주택 매도 시에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유주택자의 수도권 소재 주택구입 목적의 신규 주담대 취급을 지난 2월21일 재개한 지 한 달 만의 결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지역에 한해 유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고, 국민·농협·기업은행·SC제일은행 역시 다주택자(2주택 이상)에 대출을 내주지 않는다.
1주택자에 대한 구입 자금 목적의 주담대의 경우, 국민·기업은행은 수도권에 한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에서만 대출을 내준다. 비수도권은 별도 제한이 없다.
은행에 이어 보험사도 이달부터 주담대 규제 강화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이달 7일부터 유주택자의 서울 토허제 소재의 주택 추가구입 자금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고, 삼성화재는 이보다 앞서 이달 1일부터 유주택자의 주택 구입 매매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달 중순부터 유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 다른 보험사들도 지난해부터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오락가락 정부의 정책에 대출 조건이 제각각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온다.
앞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는 금융권 스스로 시장 상황에 대해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권의 자율 조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토허제를 해제했다가 확대 재지정할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와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금리 인하 압박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들어 대출 제한 정책을 풀면서 일부 대출 규제를 완화했으나, 정부가 토허제로 다시 묶으면서 은행들도 급하게 대출을 다시 조였다"며 "여기에 금융당국이 대출을 은행권에 자율 조치로 맡기면서 주담대 조건이 은행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험사 관계자 역시 "은행권의 대출 규제로 인해 주담대 수요가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까 싶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보험사들도 가계대출 정책에 맞춰 은행처럼 월별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간 계획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