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미국 여행 사실상 금지…미국 유학 경계령도
중국이 10일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들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90일 간 유예하면서도 중국에만 보복 관세를 오히려 125%로 올리며 압박을 강화하는데 따른 맞불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영화 심의와 수입 허가권을 행사하는 국가전영국(영화국)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잘못된 관세부과 행위가 국내 관객의 미국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더욱 낮출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게재했다.
국가전영국은 "우리(중국)는 시장 규칙을 따르고 관객의 선택을 존중하며, 미국 영화의 수입 수량을 적절히 줄일 것"이라며 ‘미국판 한한령‘(限韓令) 발동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이며, 항상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고수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우수한 영화를 도입해 시장의 수요를 충족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중국 개봉을 확정한 미국 디즈니 계열의 제작사 마블의 ‘썬더볼츠’ 개봉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영화정보사이트 다크호라이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영화의 중국 매출은 5억 8500만 달러(약 8519억원)로 중국 박스오피스의 3.5%를 차지했다.
중국은 앞서 9일 중국인의 미국 여행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중·미 관계 악화 및 미국 내 안보 상황에 따라 유커(游客·관광객객)가 미국 여행의 위험을 충분히 평가해 신중히 방문하라”고 통지했다.
베이징의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의 미국 여행 금지령”이라고 해석했다. 2017년 3월 3일 문화관광부의 전신인 국가여유국이 홈페이지에 ‘한국 여행에 대한 알림(提示)’을 싣고 사실상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중국인의 미국 유학 경계령도 내렸다. 중국 교육부는 ‘2025년 1호 유학경보’를 발령하고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가 대학교육 법안을 통과시켜 중국 관련 부정적 조항이 포함됐다”며 “미국 유학을 떠날 때 안전 위험 평가를 철저히 하고 예방의식을 강화할 것을 당부한다”고 공지했다.
미국은 지난 9일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 만에 대중 관세를 104%에서 125%로 올렸다. 중국 정부는 10일 낮 12시1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8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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