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8일 국무회의서 대선 날짜 확정시
李, 대표직 사퇴 후 이르면 9일 출마할 듯
여론조사 '30%대 중도층' 표심 확보 관건
'잘사니즘·회복·성장' 등 경제 키워드 중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조기대선 모드'를 본격화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이재명 대표 사퇴 이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경선 일정은 당내 논의를 통해 주중 확정될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오는 8일 국무회의에서 대선 일정을 확정한 직후,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대선일은 오는 6월 3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 기간이 짧은 만큼 민주당은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채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선일이 확정되면, 이재명 대표는 즉각 연임 대표직을 던지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할 전망이다. 이 외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의 출마 선언도 잇따를 전망이다. 다만 이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야권 후보 선출 과정은 비교적 수월하게 끝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3년 만에, 예상보다 빠른 대선을 치르게 된 만큼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고심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절제된 자세로 다가올 대선을 준비하겠다"며 "통합과 안정, 희망과 미래로 새로운 민주정부의 출범을 위해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선관위 구성 여부 및 이 대표 사퇴 시점'에 대한 질문에 "대선일이 공고되면 이 대표 본인이 (사퇴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선거 실무를 준비하는 게 필요한데 아직 실무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경선룰을 정하거나, 경선을 준비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지적엔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후보들과 당의 지지율을 더 높이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파면 과정에서 갈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대통합을 실현시키기 위해 민주당이 대책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비율이 30%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민주당은 중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고심 중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한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 진영의 무능함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얻은 득표율(47.83%)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도록 중도층·무당층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내세우고 있는 '실용주의'와 '우클릭 성장' 등을 바탕으로 중도·보수 포용론이 언급되고 있다.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인 △잘사니즘 △회복과 성장 △과학기술 중심 성장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 대응 전략 등 경제 비전을 내세우는 한편, 윤 전 대통령·국민의힘의 헌정질서 파괴 등을 지적하며 이들에 대한 단죄와 국가 정상화 키워드를 앞세울 전망이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평화·경제·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희망을 갖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 성장과 발전의 길을 확실하게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8일 국무회의에서 차기 대선일이 확정된 이후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이르면 당일이나 오는 9일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 대표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직을 걸고 경쟁했던 김두관 전 의원은 이보다 앞선 7일 아침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민주당 당원존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