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주도 4·3 사건' 추모행사 찾아
국민 분노 환기…"책임 못물어 계엄 재발"
헌재, 4일 오전 11시 尹탄핵선고 생중계
당 지도부, 국회서 대기하며 尹선고 시청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탄핵심판 선고일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막판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했다. 이재명 대표는 '제주 4·3 사건' 추모식에 참석해 이승만정권 당시 제주도에 내려진 계엄령과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령 선포를 한데 묶어 언급했고,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여론몰이에 총력을 쏟았다.
민주당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3일 국회 안팎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환기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서될 수 없고, 다시는 대한민국 역사에 재발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 4·3 (사건은 이승만 정권의) 계엄령에 의한 국민 학살이 결국 단죄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1980년 5월 (전두환 정권의) 계엄령에 의한 국민 학살이 다시 이어졌다"며 "그 책임을 완벽히 묻지 못해서 오늘날 다시 (12·3 비상) 계엄에 의한 군정을 꿈꾸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윤석열 정권과 전임 이승만·전두환 정권의 계엄령을 동일 선상에 두고 계엄사태에 대한 국민의 적개심을 끌어 올리기 위한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탄핵 기각은 '군사독재로의 회귀'라며 윤 대통령이 반드시 파면돼야 한다는 당위성도 부각됐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같은 날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각계각층의 국민은 물론, 대표적 보수 인사들조차 '탄핵 기각은 군사독재로의 회귀를 뜻하며 헌법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며 "헌법에 따른 결론은 파면이고, 국민의 명령도 파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 내란피해 손실보상' 등 추경을 통한 민생 챙기기에도 나섰다. 윤 대통령 파면에 당력을 쏟는 한편, 조기 대선 가능성을 대비해 수권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투트랙' 전략으로 보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소상공인 내란피해 손실 보상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의 불법 행위로 인한 국민의 피해는 정부가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 파면만이 경제와 외교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차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지정하자마자 원·달러 환율은 안정됐고, 코스피 지수는 반등했다"며 "윤석열 파면만이 국가적 위기를 해소하고, 경제와 외교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외 개별 의원들의 파면 호소도 이어졌다. 민주당 윤석열 내란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무너져내린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기점이 돼야 한다"며 "헌재가 헌정질서 수호의 최후 보루로써 합당한 선고를 내려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헌재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인용돼서 파면 선고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 외 다른 선고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지 않는다"며 "지금 망상에 사로잡힌 한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이 엉망진창이 됐다. 헌재가 내일 오전 11시, 이 모든 내란사태의 종지부를 찍는, 그래서 혼란이 수습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강경파인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페이스북에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윤석열에 대한 파면선고일지 아니면 국민에 대한 사형선고일지 오는 4일 오전 11시에 알 수 있다"며 "그러나 헌재는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권한과 책임만 있을 뿐, 국민을 사형 선고 할 권한이 전혀 없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선택지는 윤석열 파면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도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김선민 대표권한대행은 제주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불행한 역사의 악순환을 멈춰야 한다"며 "윤석열 파면은 (제주) 4·3에서 시작된 국가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선언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위협한 자는 어떤 권력의 자리에서도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역사가 낱낱이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당 차원의 별도 지시나 이벤트 없이 의원들이 각자 시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당 지도부만 한 자리에서 선고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헌재는 오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 122일, 탄핵소추의결서가 접수된 지 111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