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돼 영광"
배우 이정현이 전주국제영화제의 다섯 번째 올해의 프로그래머가 됐다.
이정현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진행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참석했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이 프로그래머가 돼 자신만의 영화적 시각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 섹션이다. 앞서 배우 류현경을 시작으로 연상호 감독, 배우 겸 감독 백현진, 허진호 감독 등이 프로그래머를 맡았다.
이정현은 15세에 장선우 감독 '꽃잎'(1996)으로 데뷔해 천재 아역배우로 주목받았다. 이후 가수로도 활동하며 테크노 음악으로 아시아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박찬욱·박찬경 감독 '파란만장'(2011)으로 배우로 복귀해 '명량'(2014),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 '반도'(2020), '헤어질 결심'(2022),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2024)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정현은 "실험적인 영화들이 많이 있는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택해 주셔서 영광이다"라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정현의 선정작은 박찬욱 감독 '복수는 나의 것'(2002),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무도 모른다'(2004),다르덴 형제 '더 차일드'(2005)다. 여기에 여기에 배우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연기관을 보여주는 장선우 감독 '꽃잎', 안국진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박찬욱·박찬경 감독 '파란만장'을 꼽았다.
이정현은 "많은 분이 박찬욱 감독님의 대표작을 '올드보이', '헤어질 결심' 등을 뽑는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 감독님의 최고의 명작은 '복수는 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재평가 받아야 할 작품이다. 시각적, 미학적으로 완벽하다. 저에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각을 넓혀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르덴 형제도 제가 너무 좋아한다. 감독님들의 영화를 보면 할리우드 영화처럼 미술이 뛰어나거나 예산이 대작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문제를 항상 다루고 있다. 그 중제가 굉장히 높에 평가하는 부분은 이 감독님들이 영화 음악을 쓰지 않고 원테이크와 주변소리 만으로 사람 감정을 움직이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모른다'는 굉장히 평온한 일상처럼 보이는 화면 속에서 잔인함이 상상된다. 무엇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자연스러운 연출력이 돋보였다. 3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겁을 먹었지만 5분 만에 빠져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정현은 올해의 프로그래머 외에도 감독으로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이정현의 첫 연출작 '꽃놀이 간다'가 코리안 시네마 섹션에 초청됐다. 이정현은 "저는 항상 꿈이 영화 감독이 되어보는 것이었다"라며 "'꽃놀이 간다'는 대학원에서 만든 첫 번째 작품이다. 2년 전에 작품했지만 임신과 출산 때문에 이제야 공개를 하게 됐다. 사각지대에 놓인 모녀 이야기로 부족한 점이 보이더라도 잘 부탁 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