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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산불, 열흘 만에 주불 잡혔다…'이재민 2158명·시설 84곳' 피해


입력 2025.03.30 13:28 수정 2025.03.30 13:29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이날 오후 1시 기점 산청 산불 주불 진화 완료

특수·공중진화대 밤샘작업…헬기 투입 등 역할

산불진화대원 등 4명 숨지고 10명 중·경상 피해

지난 28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상공에서 CH-47 치누크(Chinook) 헬기가 산불 진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해 열흘 간 이어진 산불이 발화 213시간 만에 진화됐다. 산불영향 구역은 1858㏊(헥타르)로 면적은 축구장 2602개에 달한다. 이재민은 총 2158명이 발생했고 주택 28곳, 공장 2곳, 종교시설 2곳 등 시설 84곳이 피해를 봤다.


30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열흘 간 이어진 산청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지난 21일 오후 3시26분께 산청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뒤 213시간 만이다.


최초 발화 이후 산림당국은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으로 화재 규모가 삽시간에 커지며 23일에는 인근인 하동 옥종면, 25일에는 진주 수곡면까지 화마에 휩싸였다.


진주지역 산불의 주불은 발화 2시간 만인 당일 오후 6시15분께 꺼졌으나, 산청·하동 산불은 계속 확산세를 보이며 26일엔 바람을 타고 산청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일부까지 번졌다.


지리산 산불은 피해 면적이 123㏊로 전체 피해 면적과 비교해 규모는 작은 편이나 험준한 지형과 식생, 강풍 등 요인이 진화대원들의 발목을 잡았다. 지리산 산불 현장 하층부에 조릿대, 진달래 등이, 중·상층부에 굴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고밀도로 자라며 헬기가 공중에서 투하한 진화용수가 지표면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했다.


낙엽층은 최대 깊이 100㎝에 무게만 ㏊ 당 300∼400 t에 달했다. 산불은 낙엽층을 연료 삼아 확산하는 '지중화' 양상까지 보였다. 경사도가 40도에 달할 정도로 급하고 진입로가 없어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인력과 장비 투입도 여의찮았다.


순간풍속이 최대 초당 10∼2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불며 불티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비화 현상이 생겨 진화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4.5㎞ 떨어진 관음사 인근까지 연기가 피어오르며 국립공원 피해가 커지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왔다.


산불 진화는 특수·공중진화대 등 진화대원들이 밤샘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날 주불을 잡을 수 있었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치누크(CH-47) 기종을 포함한 수십 대의 헬기가 수시로 투입되면서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산불 진화 작업 중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진화작업 중 불길에 고립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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