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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무거운 짐 덜고 갈 길 간다”…구조조정 총력전


입력 2025.03.13 14:44 수정 2025.03.13 16:0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포스코,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구조 개편 속도

자산 매각·비핵심 사업 정리…2조1000억원 확보 목표

현대제철 포항2공장 축소…인력 구조조정 속 노사 갈등

관세 변수 속 수익성 방어 고민…선택과 집중전략 강화

경기도 평택항 수출입 부두에 철강 제품과 화물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생존 전략을 다시 짠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수익 사업을 버리고 핵심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산 철강 공세와 트럼프발 관세 압박,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관세 변수까지 더해지며 철강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3일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된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포스코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설비를 구축한 곳이다. 그러나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 여파로 지난해에만 1억3000만 달러(약 181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매각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과 관련해 자문사 선정을 마쳤고 현재 매각을 포함한 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자산 효율성 개선을 위한 구조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125개 중 45개를 정리해 662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까지 106개 프로젝트에서 누적 현금 2조1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 CNGR과 합작해 세운 니켈 정제법인(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 해산을 결정했고 포스코퓨처엠과 OCI가 합작한 피앤오케미칼과 화유코발트와의 합작 투자도 중단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구미 양극재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즈베크 면방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의 철강 사업은 중국의 철강 공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휘청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같은 해 11월 1선재공장까지 폐쇄했다.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은 폭발·화재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다가 최근에서야 안전을 위해 부분 개수에 들어가는 등 정상화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제1고로.ⓒ현대제철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 역시 비수익 사업 정리와 인력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하며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현지공장에 철강 제품을 납품해왔으나 중국 경기 침체와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했다.


국내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 운영을 기존 4조 2교대에서 2조 2교대 체제로 전환하고 현재는 제강 공정에서 쇳물만 생산하고 있다. 포항공장 기술직 근무자 1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노사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사측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450% + 1000만 원의 성과급을 제시했는데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1인당 4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이날 오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합의에 실패하면 추가 파업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은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감소했고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144억원으로 60.6% 줄었다.


여기에 관세 부과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미국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도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으나 여건은 녹록지 않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금속 업종은 이제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에서 제품을 수입해온다는 단순한 경제적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며 “비효율적이더라도 주요 시장에 생산 기지를 확보한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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