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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모드' 전국 조직 잇따라 띄운 민주당…불심 공략 들어간 이재명


입력 2025.02.25 00:20 수정 2025.02.25 00:20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尹 탄핵심판 막바지 '조기 대선' 대비 신호탄

주말 먹사니즘 네트워크·청년위 발대식에

'보육특위' 띄우고 "영유아는 나라의 미래"

불교계 찾아선 "덕장 되도록 최선 다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태고종총무원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대비해 당 외곽 조직, 국가적 아젠다에 대응하는 상설특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전열 정비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최종 변론만을 남겨두는 등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상태에서, 3월 중순쯤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이재명 대표를 위한 당 조직 가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아직 당내 경선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차기 유력 주자인 이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될 것이란 기류가 팽배한 가운데, 당 차원에서도 이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폭적인 움직임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사실상 '대선후보 이재명 부상시키기'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동시에 이 대표는 '종교계 표심 잡기' 행보에 나서며 벌써부터 당과 이 대표 모두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복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외연 확장을 위해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외에도 17개 시·도당에 대선에 반영할 지역 정책을 발굴·취합할 것을 지시했다. 지역위원별 활동계획서 제출도 요구됐다.


이와 관련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MBC '시선집중'에서 "조기 대선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실무적 차원에서는 정책 공약들을 조금 정리해 둬야 되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 때문에 지방 공약도 필요한 상황이어서 각 시·도당에서 생각하는 핵심적인 정책 과제들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선 대선 맞춤 공약을 위한 조직들도 속속 발대식을 갖고 출범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하루 동안만 먹자니즘 전국 네트워크, 전국 단위 조직인 청년위원회·대학생위원회를 잇따라 출범시켰다.


'먹사니즘 전국 네트워크'는 이 대표가 내세운 '먹사니즘' 정책 지원을 목표로 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이다. 이 대표는 '먹사니즘'으로 불리는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고, 최근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는 이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킨 '잘사니즘' 개념을 꺼내들기도 했다


또 같은 날 발대식을 한 청년위원회·대학생위원회의 역할로는 민주당에 대한 '이대남'(20대 대학생 남성)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2030 청년층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민주당은 박구용 전 교육연수원장의 청년세대 비하 발언으로 홍역을 앓았다. 박 전 원장은 이달 초 한 유튜브 방송에서 2030 세대 일부를 가리켜 "그들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해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청년위원회의 경우 이 같은 앞선 논란을 의식한 듯 '인재영입'보다는 '이슈영입'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날 민주당 보육특별위원회(당내 상설특위) 역시 발대식을 마쳤다. 발대식은 보육특위의 운영방향을 공유하고, 향후 영유아 지원 정책 구체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됐다.


이 대표는 서면 축사를 통해 "영유아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하며 "보육특위의 출범을 통해,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영유아 교육·보육체계를 제3의 기관으로 일원화)을 비롯해 보육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는 이날 불교계를 찾아 더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듯 덕장(德將)이 되겠다고도 언급하고, 불안한 정국을 염려하며 종교계의 역할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해 "(불교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덕장이 될 수 있도록, 정치가 우리 국민들의 삶이나 우리나라의 미래에 저해 요소가 되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오후 서울 종로구 태고종 총무원을 찾아 총무원장인 상진스님을 예방해서는 "요즘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적대적 분위기가 너무 격화돼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정보가) 허위인지 진실인지 구분이 안 되고, 진실 아니라도 마치 진실처럼 유포해 '탈진실의 시대'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런 탈진실에 기반한 극단주의가 횡행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처럼 위중한 시기에 국민들이 더 불안해하지 않도록 진실·진리에 기초한 사회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함께 사는 세상. 원융회동(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의 정신으로 통합과 조화의 길을 가겠다"는 방명록도 남겼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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