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美-中 증시 위험 선호 훼손 안돼”
상호관세에 따른 국내 수출 영향 미약
“테마주·실적 개선주로 압축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지난 2018년 관세전쟁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관련 로드맵을 발표하면서도 즉각 시행은 보류할 것이라는 소식은 한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한-미 FTA로 인해 대부분의 품목에서 무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유리한 점을 고려하면 호재로 인한 증시의 상승 모멘텀(동력)이 더욱 증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공정성을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며 “모두에게 공정할 것이며, 다른 어느 나라도 불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호 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황 연구원은 “매크로 변수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향방이 가장 중요하다”라면서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도 3월 말까지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에 국가 간 업종별 희비는 지속적으로 엇갈릴 수 있는 만큼 증시 흐름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관세 정책으로 일부 불확실성이 유입되겠지만 미국과 중국 증시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홍지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트럼프 1기 대비 물가 부담이 큰 상황으로 수입물가 상승 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가속화될 수 있는 반면, 중국의 경우 대미 무역 의존도는 감소했고 적극적 재정 확장을 통해 내수 중심 경제로 재편 중”이라며 “중국은 딥시크 훈풍과 3월 정책 시즌 기대감까지 더해져 관세가 야기할 수출 타격 여파를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상호 관세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증시의 상대 우위가 계속 될 것이란 의견이다.
홍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노믹스는 작동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강한 경기가 필요하고 막대한 재정지출로 이를 유지한 점을 고려하면 관세는 물가를 자극해 할인율 압력을 높이나 감세와 친기업 정책은 증익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중국의 맞대응 정책 발효 이후 변동성이 예상됐으나 시장은 관세 우려보다는 딥시크발 AI 수혜 기대감을 반영 중”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존 시장이 예상했던 보편관세에서 상호관세로 강도가 낮아진 점으로 고려하면 국내 경제 및 무역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관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이를 통해 니즈를 채우려는 수단으로써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화되고 있다”며 “개별 국가들의 관세 조치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수혜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변 연구원은 “트럼프가 여전히 여타 국가와 제품으로 관세 인상을 확대시키려는 불확실성은 잔존하지만 관세 기조가 생각보다 약하고 이를 증시가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연초 테마주와 내수주,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관련주로 압축 대응하고 수출주에 대한 저가 매수 움직임은 3~4월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