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與, '野의 곽종근 회유설' 제기
곽종근, 앞서 尹 탄핵심판 출석해
"회유 당한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
윤석열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회유 의혹을 거듭 제기하는 가운데, 군 관계자가 "민주당에 이용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특수전사령부 소속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공식 면담한 결과라며 "(김 단장이) '민주당 의원들한테 완전히 이용당했다'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곽 전 사령관 지시에 따라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 병력을 현장에서 지휘한 인물이다.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10일 개최된 국방위 정회 시간에 곽 전 사령관,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한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 바 있기도 하다.
성 의원은 김 단장이 군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자신에게 다시 언급한 내용이라며 "12월 10일 국방위 정회 시간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곽 전 사령관을 회유했다. 이상엽 민주당 전문위원이 먼저 만나고, 부승찬 (민주당) 의원, 박 의원이 와서 곽 사령관을 1시간 30여 분 회유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10일 국방위가 열리기 전까지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한 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했었다. 하지만 국방위 오전 질의 과정에서 박 의원이 '대통령으로부터 또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곤혹스러운 얼굴로 한숨을 쉬며 "말씀드리기 제한된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박 의원이 (국방위 정회 시간에) 곽 전 사령관에게 답변을 연습시키고, 박 의원이 받아 적은 후 본인이 적은 문장을 그대로 (증언)하게 강요했다"며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이 김모 변호사를 불러 '변호사 조력 등 민주당에서 곽 전 사령관을 보호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회유했다"며 "박 의원이 공익제보자 추천도 해주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성 의원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특정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12월 5일 전후로 김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항의방문 형식으로 갈 테니 자연스럽게 위병소로 나오라'고 얘기했다"며 "김 의원이 5일에 질문도 미리 불러주고 답변을 준비시켰다. (항의방문 당일인) 6일 (김 의원) 유튜브에선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회유'라는 표현을 김 단장이 성 의원에게 직접 언급한 것인지, 성 의원이 임의로 해당 표현을 활용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김 단장은 앞서 곽 전 사령관과 민주당을 가깝게 여기는 일각의 시선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6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윤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12월 10일 국방위 출석 직전 곽 전 사령관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 단장은 "(12월) 6일날 김병주 의원이 (특전사에) 항의방문을 하면서 인터뷰를 하지 않았느냐"며 "(곽 전 사령관이) 마치 뭐 민주당 쪽에 붙은 양 여론이 안 좋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령관님은 그런 거 없이 딱 중립이다. 그래서 10일날 (국방위에서) 이야기할 때 절대 한쪽 정당에 유리한 쪽으로 하지 마시라. 그렇게 하자. 이런 식으로 건의를 드렸다"고 말했다.
곽종근, 국방위서 尹 두 번째 통화
사실 언급하기 전날 검찰 조사받아
당시 직접 제출한 자수서에
尹과 통화한 횟수 및 내용 적시
윤 대통령 측과 여당이 제기하는 민주당 회유설과 관련해 곽 전 사령관은 선을 그은 바 있다.
곽 전 사령관은 김 단장과 같은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참석해 윤 대통령이 두 번째 통화에서 지시한 내용이 "너무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해 멈칫멈칫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회유당한 게 아니다. (국방위 정회 이후) 점심을 먹으면서 스스로 판단했던 결과다. 더 감추고 넘어간다고 될 성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두 번째 통화에서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맥락상 '인원'이라는 표현은 국회의원을 뜻하는 것이 명백하다는 게 곽 전 사령관의 견해다.
계엄군이 국회본청 내부로 진입조차 못 했던 시점에 윤 대통령이 관련 지시를 하달한 만큼, 끄집어낼 대상은 의원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곽 전 사령관은 국방위 하루 전날인 12월 9일 검찰 조사를 받으며 자수서를 제출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방위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전 △윤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한 사실 △윤 대통령이 통화 중 지시한 사항 등을 적시해 수사시관에 제출한 만큼, 민주당 회유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