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총 9곳·12명 임기만료 예정…김성현·이홍구 KB증권,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연임 결정
미래에셋·한투證 등 호실적 기반 연임 기대감↑
지난해 실적 악화 중소형사들, 체질 개선 위해 쇄신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오는 3월로 예정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연임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양극화로 호실적을 기록한 곳들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아쉬운 성적을 받은 중소형사들은 체질 개선을 위해 쇄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총 9곳(한국투자·미래에셋·교보·다올·LS·한화·SK·유진·IBK투자증권), CEO는 총 12명이다. 앞서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일찌감치 연임이 결정됐다.
이에 나머지 CEO들의 연임 가능 여부와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상반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작년 호실적을 기록한 대형 증권사 CEO들은 무난하게 연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와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59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주식 잔고는 업계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아직 전년도 전체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에 이미 영업익 1조원을 넘겨 무난히 1조클럽 진입이 가능해 보인다.
아울러 같은 시점 임기 만료를 앞둔 중소형사 중 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은 교체 부담이 덜하다는 분석이다. 3곳의 증권사 모두 실적 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
실제 작년 유진투자증권은 영업이익 583억원(전년 동기 대비 116%↑)을 기록했으며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도 각각 1164억원(66%↑), 956억원(9%↑)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작년 국내 증권시장 침체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실제 LS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에 더해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김원규 대표의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LS증권은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가 줄었다. 또한 지난 7일 검찰은 김원규 LS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봉원석 부사장 등 1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와 배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한화자산운용에서 구원투수로 온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실적 개선과 성과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4% 줄어든 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말 기존 기업공개(IPO)팀을 IPO본부로 승격시켰지만 대표주관이 이에이트 1건 불과한 가운데 주가 또한 상장 이후 급락하는 등 관련 사업 확대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외에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와 전우종·정준호 SK증권 각자대표 또한 부실한 성적표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PF 사업성 악화로 인한 충당금 등으로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은 지난해 각각 755억원, 10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연임 여부에 결정적인 업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대형사들에 비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내부통제 및 실적 부진 문제가 불거진 일부 증권사는 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