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기준 49조4824억원
현금 여력 줄자 해약해 급전 확보
"해지보다 보험 재조정이 유리해"
지난해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을 중도에 깨고 돌려받은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 많아진 탓이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국내 생명보험사 22곳의 해약·효력상실환급금은 49조4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1%가량 줄었지만 2년 전보다는 25.9% 급증한 규모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계약자가 보유한 보험 계약을 해약하면 돌려받는 돈이다. 통상적으로 대출이 막히거나 현금 여력이 없는 경우 급전 확보 차원에서 보험 계약자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보험을 중도에 깬다. 효력상실환급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해 계약이 깨지면서 돌려받는 돈을 뜻한다.
주요 생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해약환급금이 11조69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생명은 5조8081억원을, 교보생명은 5조220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외 ▲미래에셋생명(3조7676억원) ▲신한라이프생명(3조4143억원) ▲NH농협생명(2조9326억원) ▲KB라이프생명(2조919억원) ▲흥국생명(1조8187억원) ▲동양생명(1조6352억원) ▲메트라이프생명(1조506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효력상실환급금의 경우 삼성생명이 2319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는 각각 2315억원, 2095억원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교보생명(1847억원) ▲KB라이프(1068억원) ▲미래에셋생명(796억원) ▲동양생명(749억원) ▲메트라이프(694억원) ▲농협생명(636억원) ▲ABL생명(41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해약·효력상실환급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현금여력이 줄어든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갖고 있는 보험을 해지하면서까지 급전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소비자들은 현금 여유가 없어 보험이 후순위로 밀려난다"며 "보험 중도해약을 하면 고객은 보장을 받을 수 없는 만큼 해약보다 보험 재조정하는게 유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