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유가족 대상 사고조사 진행 현황 설명회 진행
동체, 날개 등 잔해물은 분산 이동…20일 초기 현장조사 종료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25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초기 현장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이날 무안공항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사고조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사조위는 조사 초기 확보한 사실 정보 등을 담은 예비보고서를 국제민간항공협약 부속서 13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관계국(미국, 프랑스, 태국)에 송부하고 사조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사조위는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해 항공기 잔해 조사, 주요 부품·기체와 엔진 조사, 드론 촬영 등을 통한 잔해 분포도 작성, 시료 채취 및 운항·정비 자료 확보 등에 집중해 왔다.
이후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도 사조위와 협력해 합동으로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조위는 현장조사가 마무리된 지난 17일 동체, 날개 등 모든 잔해물을 사고현장에서 무안공항 격납고 등으로 분산 이동시켰으며, 20일부로 초기 현장조사를 종료했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잔해는 김포공항에 위치한 사조위 시험분석센터로 지난 21일 운송했고 필요 시 사조위는 무안공항을 오가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사고기의 운항상황 및 외부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블랙박스 2종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비롯해 관제교신 기록 등 자료를 시간대별로 동기화하고 분석 중이며 이는 수개월의 세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충돌 사고 발생 4분 전 기록 멈춘 블랙박스
분석에 수개월 소요…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발견
FDR과 CVR의 경우 항공기가 방위각 시설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부터 기록이 중단된 바 있다.
중단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4분 43초 항공기는 무안관제탑과 착륙 접근을 위한 최초 교신했고, 관제탑은 활주로 01로 착륙을 허가했다.
이후 오전 8시 57분 50초 관제탑은 항공기에 조류 활동 주의 정보를 발부했고, 58분 11초 조종사들은 항공기 아래 방향에 조류가 있다고 대화를 나눴다.
FDR과 CVR의 기록이 동시 중단된 시점은 조종사가 대화를 나눈 직후인 오전 8시 58분 50초였고, 당시 항공기 속도는 161kts(노트), 고도는 498ft(피트)였다.
조종사가 항공기 복행 중 관제탑에 조류충돌로 인한 비상선언(메이데이)을 실시한 시점은 CVR 기록으로 계산한 것을 토대로 오전 8시 58분 56초로 파악됐다.
비상선언 후 항공기는 약 4분간 활주로 19로 착륙을 시도하다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착륙했으며 오전 9시 2분 57초 활주로를 초과해 방위각 시설물과 충돌했다.
사조위는 항공기가 복행 중 조류와 접촉하는 장면을 공항 감시 카메라 영상에서 확인했고 엔진조사 중 양쪽 엔진에서 깃털과 혈흔을 발견했다.
국내 전문기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으로 파악됐다.
현재 발견된 시료로는 조류 개체수나 다른 종류의 조류 포함 여부를 알 수 없으며 사조위는 엔진상태 확인 및 추가 시료 채취를 위한 엔진 분해 검사를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사조위는 잔해 정밀 조사, 블랙박스 분석, 비행기록문서 확인, 증인 인터뷰 등 항공기 운항 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분석을 수행하는 한편, 사고조사 과정에서 긴급한 안전조치가 필요한 겨우 즉시 항공사 등에 안전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다.
보다 전문적인 조사 및 분석이 필요한 로컬라이저 둔덕 및 조류 영향에 대한 부분은 별도의 용역을 통해 연구하기로 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가족에게 사고조사 진행 상황을 가장 먼저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현장에서 긴박하게 초동조치 및 조사에 임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운항, 정비 등 각 그룹별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세부 사항을 면밀히 분석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