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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부터 ‘펫’까지 사업 영역 넓히는 제약사...신약 개발 위한 ‘뒷바라지’


입력 2025.02.01 06:00 수정 2025.02.01 06:10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국내 제약사들 단기간 내 수익 창출 위해 신사업 진출 활발

막대한 비용 및 시간 투입해야 하는 신약 개발 ‘기반’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제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화장품과 미용기기, 반려동물을 위한 의약품까지 제약사들은 많은 수요가 보장된 ‘블루오션’에 뛰어들어 신약 개발을 위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건강기능식품 위주의 제한적 사업 확장과는 반대된다.


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에서는 동국제약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소비자에게 ‘마데카 크림’으로 잘 알려진 ‘센텔리안24’는 동국제약이 출시한 코스메틱 브랜드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센텔리안24 수익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은 20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3.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용기기와 의약품 원료 등이 포함된 상품 부문 매출은 1160억원으로 나타났다. 단일 매출은 아니지만 캡슐제와 연고제, 수액제 매출을 크게 앞서고 있다.


동국제약의 자체 브랜드인 센텔리안24는 식물성 원료 노하우와 제약사의 R&D 역량을 적극 활용해 미용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낸 경우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2015년 센텔리안24 론칭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된 마데카 크림은 6000만개, 매출은 9000억원이다. ‘건강’과 직결되는 이미지가 소비자 구매를 유의미하게 이끌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을 넘어 미용기기까지 분야를 넓히고 있다. 동국제약은 2023년 미용기기 ‘마데카 프라임’을 출시, 지난해 5월에는 중소형 가전제품 개발 업체 ‘위드닉스’를 인수해 미용 영역에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26개국 34개의 해외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는 리봄 화장품을 인수했다.


대원제약은 최근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후 통합작업(PMI)을 마무리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스킨케어 제품 등 화장품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던 기업이었으나,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지난 2023년 대원제약과 인수를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원제약은 기존 사업으로는 외형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에스디생명공학 편입을 기점으로 화장품 및 미용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한양행 또한 기초와 색조 화장품 기업인 ‘코스온’의 경영 정상화를 꾀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부터 약 450억원을 투자해 코스온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사업 실적이 악화되며, 코스온이 상장폐지와 회생절차를 밟는 등 위기에 처하자 2대 주주인 성우전자와 함께 코스온 살리기에 나섰다. 현재 유한양행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로는 비건 화장품 ‘딘시’와 미용기기 ‘플로리스’ 등이 있다.


유한양행은 미용을 넘어 반려동물 의약품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13일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박셀바이오와 협력해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마케팅 및 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스루킨-15는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반려견 전용 유선 종양 면역 함암제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유한양행은 관절주사인 ‘애니콘주’와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와 같은 반려동물 의약품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향행 대표는 “박스루킨-15 공급을 계기로 현재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동물과 보호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웅제약 또한 ‘대웅펫’을 통해 반려동물의 만성질환과 항노화를 위한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국산 1호 SGLT-2 억제제 ‘엔블로’를 동물 당뇨 치료제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대웅제약의 대표 간 기능 보조제 ‘우루사’ 또한 반려동물 전용 의약품으로 출시했다.


제약사들이 경계 없이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기반에는 수익성 확보가 있다. 일반적인 신약 개발의 경우 R&D 기간이 10년 안팎으로 단기간 내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미용, 반려동물과 같은 분야는 진입장벽이 낮아 개발과 동시에 빠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압도적인 시장 규모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 그룹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코스메틱 규모는 약 56조원이다. 같은 기간 제약 바이오 규모는 약 44조원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꾸준한 성장이 예고된다.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2024년 152억8000만달러에서 2030년 226억2000만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6.67% 달한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의 경우 오랜 기간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 창출원이 필요하다”며 “미용이나 반려동물 의약품의 경우 제약사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가 있어 사업 진입 및 확장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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