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은행점포 67% 사라진 스웨덴 분석
지역기업대출 5.8%↓…실물경제 악영향
은행 점포 수 감소가 지방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과 효율화를 명분으로 점포 정리를 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들은 공동 점포 등 금융 접근성 훼손을 막기 위한 자체 대안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 산하 예금보험연구소는 최근 은행 지점 폐쇄가 지역 기업의 신용 공급에 미치는 영향, 지역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질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은행 지점의 약 67%가 폐쇄된 스웨덴 사례를 살펴보았다.
스웨덴은 소수 대형은행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출 시장 점유율은 2001년의 경우 대형 4개 은행이 75%, 2023년의 경우 대형 6개 은행이 75%를 점유했다. 스웨덴은 이같은 은행 산업 구조와 전략적 결정에 따른 급격한 지점 폐쇄로 은행 지점 수가 2001년 1900개에서 2023년 750개로 급감했다.
연구소가 이를 분석한 결과 은행 지점의 30%가 폐쇄될 경우 3년에 걸쳐 지역 기업에 대한 대출이 5.8% 감소하고 이미 실행된 기업 대출이 중단될 가능성도 4.5%포인트(p) 증가하는 등 지역 기업에 대한 신용 공급 자체가 위축됐다.
특히 매출이나 자산 규모가 작은 소기업의 타격이 컸다. 소기업은 재무상태와 같은 정형화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기업평판 등 비정형화된 정보가 대출 결정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지점 폐쇄로 인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설명이다.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신용 공급 축소는 은행 대출 거래 기업의 매출, 고용, 운전자본을 감소시키고 퇴출 확률을 증가시켰다.
또 지점 폐쇄에 따른 기업 대출 감소는 은행 대출에 의존하지 않는 지역 내 다른 기업에까지 부정적 효과를 초래했다. 지역 수요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한해 매출이 4.4% 감소했다.
연구소는 “스웨덴의 사례는 중소기업 비중이 크고 금융의 디지털화와 대형화가 빠른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은행 지점 축소가관계형 금융 약화 초래, 지역 소규모 기업 등에 대한 자금 공급 감소로 고용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연구소는 지점 수 감소가 지역 기업 대출 감소·경제 위축에 인과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제시했지만 한계가 있어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점 폐쇄가 은행의 비용 절감 등 경여전략에 따른 결과로 보고 인과적 영향을 분석했으나, 지역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도 은행 점포 수가 줄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849곳으로 1년 전보다 53곳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