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기술주 조정에…테슬라·엔비디아 등 M7 매도
파킹형에 ‘투심 집중’…MMF·단기채 ETF ‘뭉칫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초 미국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자 조정장을 예상한 서학개미들이 비교적 안정된 투자처인 파킹형 상품에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1월 1~14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12억2076만 달러)로 파악됐다.
순매도 상위 30위권(미국 ETF 제외)을 살펴보면 엔비디아(2위·7억6795만 달러), 애플(16위·1억4893만 달러), 알파벳(21위·1억21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3위·9393만 달러) 등도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온 주요 빅테크 기업 7곳 ‘매그니피센트(M7)’에 대한 매도세가 포착된 셈이다. 연초부터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조정되는 등 약세를 보이자 M7에 대한 투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에 비교적 안정된 투자처인 파킹형 상품에 투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파킹형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MMF는 금리가 높은 만기 1년 이내의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 상품으로 환매수수료 없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된다.
국내 ETF 시장에서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최근 일주일 동안 1792억원의 자금을 모으며 자금유입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534억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449억원)’, ‘RISE 머니마켓액티브(257억원)’ 등에도 자금이 몰렸다. 국내외 지수 추종형 ETF를 제외하면 MMF 유형이 순위권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MMF ETF뿐 아니라 단기 채권형 ETF에도 자금이 향하고 있다. 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우량한 단기 금융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SOL 초단기채권액티브’는 올해에만 467억원을 끌어모았다. 이에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4814억원에서 5281억원(이달 15일 기준)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만기가 1~5년인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뱅가드 단기 회사채 ETF’와 3개월 미만인 미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 국채 ETF’에 각각 8557만 달러, 5372만 달러가 향해 순매수 3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도 당분간 파킹형 상품에 자금이 지속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정치 리스크, 고환율 등의 여파로 출렁이는 가운데 미국 증시마저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킹형 상품은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며 “연초부터 국내외 증시가 변동성을 연출하자 유동성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