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IPO 몸값 논란 여전 공모가...중요한 건 산정 ‘구체안’ [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5.01.14 07:00 수정 2025.01.14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작년 새내기 중 62.5% 공모가 하회…신뢰성 저하

구조적으로 몸값 낮출 이유 없어 제도 마련 중요

주관사·기관 책임 강화 방향 결정…세부사항 관건

지난해 새내기주 3곳 중 2곳 이 공모가를 하회해 공모가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업공개(IPO) 기업의 공모가 적절성 논란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IPO 대어가 수요예측 허들을 넘지 못해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벌써부터 나왔고 작년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중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종목도 눈에 띈다.


공모가 산정 논란은 비단 일부 개별 종목 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없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종목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이전 상장을 제외하면 총 64종목으로 이중 40종목이 전날 종가 기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62.5%에 달한다.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종목 중 과반인 18종목은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그나마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는 종목 중 29%(7종목)도 상승률이 10%에 미치지 못해 하락 전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공모주 중 83.9%(52종목)가 상장일에는 강세를 보였단 점을 고려하면 공모청약에 나선 개인 중 장기투자에 나선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입은 셈이다.


IPO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결국 공모가 산정의 적절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금융당국의 제도 마련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으로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고 주관사 역시 공모가에 비례해 수수료를 챙가는 만큼 몸값을 낮출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공모가 거품’ 논란이 잦은 것과 관련해 과거 취재 도중 업계 한 관계자가 낮은 몸값으로 증시에 입성하고 싶은 회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일이 있다. 상장주관사가 상장 준비 기업을 최대한 설득하기는 하나 회사의 눈높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금융위가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IPO시 공모가 합리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점은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실효성을 갖춘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 여부다.


금융위는 상반기 중 공모가 결정 방식 합리화와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확대,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공모가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관사와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높여 공모가의 적절성을 확보하겠단 것이다.


세부안으로 IPO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 주관사가 평가요소 내부 검증절차 등을 자체 마련하도록 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강제성 여부 등에 대해선 논의 전이다.


주관사와 기관의 책임을 높이겠단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이제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밸류업 정책에 있어 ‘밸류업 공시’ 등 기업 가치제고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듯이 공모가 산정안 역시 구체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자수첩-금융증권'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