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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월세시장 ‘백약이 무효’…공급부족 후폭풍, 주거비 부담 가중


입력 2025.01.09 06:43 수정 2025.01.09 06:43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전세 기피현상에…서울 빌라 월세, 22개월 연속 오름세

비아파트 인허가 –30%, LH 신축매입약정 나섰지만…준공까지 2년

“올해도 빌라 월세는 지속 상승…전세는 보합 예상”

비아파트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데일리안 DB

“직장 때문에 송파구에 오피스텔, 빌라를 알아봤는데 월세가 너무 비싸 부담이 크다. 공인중개사무소를 여럿 돌았지만 월세 100만원 이하로는 집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최근 월세가 90만원인 매물을 찾았는데, 더 저렴한 곳은 찾기 어려울 것 같아 계약하려고 한다.”(30대 직장인 A씨)


비아파트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도 전세사기 여파와 비아파트 공급이 감소 전망 등으로 월세가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비아파트 월세거래량(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 비중은 69.5%로 5년 평균(52.5%)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거래량 비중이 44.2%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월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에 따른 월세가격도 지속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2023년 2월 100.84를 기점으로 지난해 11월 104.87까지 22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도 지난해 11월 101.58로 조사되며 같은 해 1월 100.9부터 11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문제는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거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건설업황 부진으로 소규모 건설사들이 폐업 위기를 겪는 것과 맞물려 전세사기 후폭풍으로 빌라에 매매·전세 수요가 급감하자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11월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3만3585가구로, 1년 전 대비 29.6%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착공 물량은 3만1223가구로 21.6% 줄었다.


지난해 준공한 물량도 11월 누계 기준으로 37.7% 감소한 3만8138가구 뿐이었다.


이에 정부는 빌라 등 비아파트가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중심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신축매입임대주택 11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단 방침을 세웠다.


정부 정책에 따라 LH는 지난달 20일 누계 기준으로 3만3695가구 규모의 신축매입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목표 5만 가구의 68%로 연말 기준으로는 70%를 초과할 것으로 파악된다.


목표 물량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신축 비아파트 수요를 뒷받침하는 만큼 공공이 빌라 건설에 마중물 역할을 하며 공급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해당 물량이 임차인들에게 저렴하게 공급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해 당분간 월세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약정이 체결된 물량은 통상 준공까지 2년 정도가 소요돼 비아파트 시장에서 공급이 가시화되는 시점은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김은실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전세에 대한 불안감으로 비아파트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졌다”며 “임대인 입장에도 예금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전세보다는 월세가 수익률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월세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아파트 전셋값에 대해서는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일부 수요가 비아파트 전세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비아파트 전세 리스크가 커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비아파트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한다면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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