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유튜버 명기 역으로 ‘오징어 게임2’ 출연
미워할 수 없는 빌런으로 해외 시청자들 관심
서늘한 얼굴로 ‘반전’을 담당하는가 하면, 걸쭉한 사투리로 ‘의외의’ 매력을 보여주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세를 기록하며, 이제는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배우 임시완이다.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2의 메시지를 책임지는 성기훈(이정재 분)부터 성 확정 수술을 마치기 위해 게임에 뛰어든 현주(박성훈 분), 마약에 취해 게임을 휘젓는 망한 래퍼 타노스(최승현 분)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서 말간 얼굴로 등장해 빌런 역할을 톡톡히 한 코인 유튜버 이명기를 향해 해외 시청자들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타노스와의 다툼을 마다하지 않는 거친 면모,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준희(조유리 분)에게 “안 지웠냐”는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뻔뻔함 등 의외의 매력으로 무장한 명기를 향해 “쓰레기지만 끌린다”는 반응들이 이어지곤 한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주며 그의 매력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의외의 활약으로,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끌어낸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해를 품은 달’에서 어린 허염 역으로 첫 등장했을 때도 훈훈한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허염 앓이’를 유발했다. 초절정 미모의 소유자로 성균관 시절 모든 유생들의 우상이자 수재인 완벽한 인물을, 마치 제 옷을 입은 양 소화해 내며 단번에 떠오르는 신인 배우가 된 것. 그룹 제국의 아이들에서 활동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을 놀라게 했었다.
이후 드라마 ‘미생’에서는 불완전한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소화해 호평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으며, 이후 영화 ‘불한당’에서는 이전의 반듯한 이미지를 뒤집는 파격적인 모습까지 소화하며 ‘스펙트럼 넓은 배우’로 인정을 받았다. 형사가 범죄 조직에 잠입하는 언더커버 영화지만, 중반 정체를 빠르게 드러낸 뒤 범죄자 재호(설경구 분)와 손잡는 색다른 매력의 이 영화에서 임시완은 범죄 조직에도 이질감 없이 스며드는 거친 면모와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했었다.
선하고, 반듯한 느낌의 외모를 역이용, ‘맑은 눈의 광인’이라며 섬뜩함을 끌어내기도 했다. 영화 ‘비상선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등에서 정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모호한 캐릭터로 보는 이들에게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었다.
그의 ‘맑은 눈’에 이제는 ‘의심’이 먼저 이어질 때쯤엔 차진 충청도 사투리를 장착하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에서 온양 지질이 병태를 능청스럽게 소화해 깜짝 흥행에 성공했었다. ‘오징어 게임’ 시즌3의 전개에 대해 벌써부터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명기가 또 어떤 의외의 활약으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