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제주항공 무안참사] 불타는 여객기서 379명 전원 탈출…'하네다의 기적' 재조명


입력 2025.01.02 20:54 수정 2025.01.02 20:56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지난해 1월 2일 오후 발생했던 일본 하네다공항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충돌 사고 직후 화염에 휩싸인 모습. ⓒ EPA/연합뉴스

지난해 일본 도쿄의 관문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가간 충돌해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흐른 2일, 당시 민간인 사망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 재조명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일 “해외 언론이 ‘기적’이라고 칭찬한 탈출이 과거 사고의 교훈을 살린 승무원의 냉정한 대응 등에 따른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일본 운수안전위원회가 발표한 경과보고에는 “당시 많은 승객이 침착하게 행동하며 승무원의 지시를 따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덕분에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 직후 JAL 여객기 내에서 큰 패닉(공황 상태)이 일어나지 않아 전원 무사히 탈출했다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폭발·화재 사고 당시 상황은 절박했다. 기내 방송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승무원들은 큰 소리로 승객들에게 탈출 방법을 지시할 수밖에 없었다. 화재 탓에 자욱한 연기로 시야는 급격히 나빠졌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짐을 챙기지 말라’고 외쳤고, 많은 승객들이 ‘탈출 슈터’(미끄럼틀)를 타고 맨손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운수안전위는 과거 사고의 교훈이 도움이 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2016년 홋카이도 신지토세 공항에서 JAL 여객기 엔진에서 연기가 나면서 승객들이 긴급 탈출했을 땐 3명이 골절 등 상처를 입었다. 당시 사고에선 승객들이 짐을 들고 비상구로 향하는 바람에 기장 등이 객실에 들어가지 못해 탈출을 지휘할 수 없었다.


JAL은 신지토세 공항 사고 이후 승객용 안전 비디오를 다시 제작해 비상시 수하물을 꺼내지 말 것을 강조했다. 지상 직원까지 참여하는 긴급 탈출 훈련도 실시했다. 하네다 공항 사고 경과보고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JAL 직원 2명이 승객으로 탔는데, 긴급 탈출 훈련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승객들에게 탈출 방법을 지시했다.


운수안전위의 조사 목적은 책임 추궁이 아니라 재발 방지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교훈’을 찾는 것이다. 항공 평론가 고바야시 히로유키는 “승무원들이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렸다”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엄격한 비상 탈출 훈련이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간 충돌·화재 사고는 착륙을 시도하던 JAL 여객기와 이륙하려던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함께 활주로에 진입하면서 일어났다. 관제사는 이륙 순서가 첫 번째라는 의미로 ‘넘버 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동을 지시했는데 해상보안청 항공기 기장이 이륙 허가로 착각한 것이다.


승객 379명을 태운 여객기와 충돌 직후 해상보안청 항공기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졌지만, 여객기에선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이 전원 탈출에 성공했다. 탈출용 출입구가 3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승객들이 사고 발생 10분만에 전원 대피했고, 2분 뒤 여객기는 내부로 불이 옮겨붙은 뒤 전소됐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