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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보험 역성장 '늪'…고금리에도 저조한 수익률 '발목'


입력 2024.12.26 06:00 수정 2024.12.26 09:44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올해 들어 시장 규모 축소

세졔 혜택 덕 관심 받지만

운용 효율 개선 시급 지적

저축성 보험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보험업계의 연금저축 시장이 올해 들어 역성장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고금리가 길게 이어지는 와중에도 연 2%대에 그친 저조한 수익률을 극복하지 못하며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매력적인 세제 혜택 덕에 연말연시면 특히 관심을 받는 상품이지만, 이대로 운용 효율을 개선하지 못하면 점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5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연금저축보험에 들어 있는 적립금 잔액은 총 71조912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4% 줄었다.


연금저축 상품은 금융권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보험업계의 연금저축보험과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이다. 연금저축신탁은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고, 지금은 증권사와 보험사만 취급 중이다. 연금저축펀드의 납입 방식은 자유적립인 반면, 보험은 정기납이란 점이 차이다.


주요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가 확보한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이 17조718억원으로 최대였으나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다. 그 다음으로 삼성생명의 해당 금액이 14조8038억원으로 0.7% 늘며 10조원을 웃돌았다. 이어 현대해상의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이 0.2% 줄어든 6조3146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 역시 5조8038억원으로, 한화생명도 5조2354억원으로 각각 1.1%와 2.8%씩 관련 액수가 감소했다.


연금저축보험 시장에 제동이 걸린 배경에는 3%를 밑도는 낮은 수익률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조사 대상 보험사들의 직전 1년 간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은 평균 2.64%에 머물렀다.


이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에 달했던 현실과 비교해 보면 이같은 수익률의 체감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였다. 이는 올해 8월까지 유지됐다.


보험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연금저축보험의 실질 수익률은 2%대 턱걸이도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별 연금저축보험 수수료율은 평균 0.50%를 나타냈다.


그래도 연금저축보험을 둘러싼 수요가 상당한 건 세제 혜택 덕분이다. 연금저축은 가입 후 5년이 경과하고 만 55세 이후 정상적으로 돈을 받기 시작한다면 3.5~5.5%의 연금 소득세만 적용 받는다.


가장 큰 메리트는 세액공제다. 연금저축보험에 돈을 넣는 동안은 각 연도별 연금저축 계좌 납입액의 7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에 따라 13.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16.5%의 기타 소득세가 부과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연간 연금 수령액이 15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설계할 필요도 있다. 이를 초과하면 해당 연도의 기타 소득과 함께 종합 소득세로 합산, 연금으로 받은 돈 전체에 종합 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익률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연금저축보험 시장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세제 혜택이 좋다고 해도 노후를 대비하는 장기 상품인 연금의 특성 상 은행 예금 이자율보다 못한 수익률은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수준"이라며 "이대로라면 계약 이전을 통한 연금저축펀드로의 이탈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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