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업황 부진 심각…서민 경제까지 위축
"서울 시민 생활편의와 직결된 인프라 정비사업 예산 조기 집행"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정부의 공공 SOC 발주 지연·축소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서울시는 공공 건설 공사의 신속 발주와 착공을 적극 추진, 최소한의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건설·부동산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데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정부 추진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건설 분야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는 최태진 대한건설협희 서울시회징, 김홍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시회장, 김재식 한국주택협회 부회장 등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먼저 "환율 급등, 고금리, 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업계는 유례없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과 공사 지연 문제는 건설시장 전반의 위축과 일자리 감소를 가져오며, 서민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서울시는 세 가지 주요 방향으로 대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대규모 공공 건설사업과 SOC 민간투자 사업뿐 아니라 도로와 상하수도 등 시민 생활편의와 직결된 노후 인프라 정비·유지보수도 예산을 조기 집행해 시민 일상을 지키고, 건설업계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건설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서울시 건설사업 계획 단계나 건설기술 심의단계에서 적정 공사비·공사 기간 산정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장치도 내놨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전체 공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건설 근로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고 연금과 건강보험료도 지원하고 있다"면서 "건설근로자 임금을 간접 근로자까지 서울시에서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폭염, 강설 등에서도 건설 근로자의 최저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이 보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시는 또 규제 개선과 제도 정비를 통해 민간이 보다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도시규제 등으로 사업성이 낮은 지역의 공공기여 비율을 완화하고 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의 비주거 비율을 개선하는 등 민간 건설사업의 추진동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건설혁신 정책 포럼'을 상설 소통의 창구로 보완·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김홍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시회장은 "전반적인 공사 물량 축소로 건설업계가 힘든 상황"이라며 "내년 발주 물량을 늘려 영세·중소 건설업계가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빌라 등에 대한 투자와 관심으로 건설업계를 활성화해달라는 의견, 2030 인재 유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공사비 현실화를 조속히 시행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오 시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해 청취해 건설산업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각별하게 챙기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