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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형근 현대차證 사장, 유증 돌파구 ‘주목’…체질개선 본궤도 ‘관건’


입력 2024.12.16 07:00 수정 2024.12.16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투자위험요소 등 보완 신고서 제출 예고

유증 규모, 기존 발행주식 94.98% 유지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밸류업 내용 중요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자본 확충을 위해 추진 중인 유상증자가 당국과 투자자 반발에 부딪히고 있어 활로 모색이 주목된다. 배형근 사장이 체질 개선을 위해 꺼내든 카드인 만큼 유증 성공에 공을 들일 전망인 가운데 밸류업 정책 등을 통한 시장 설득력 확보가 중요해졌단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해 유증 추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지적 사항을 보완하되 유증 규모 등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단 정정 신고서 제출 시기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말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증을 진행하려 했으나 금감원이 지난 12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제동이 걸렸다. 증권신고서는 금감원이 정정을 요구한 날부터 즉시 효력이 정지된다.


현대차증권은 당초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시설자금 등 약 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총 3012만482주다.


신고서 상 신주는 내년 3월5일자로 상장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이달 중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내년 2월 청약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당국의 정정 요구로 조달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투자위험 요소 등 일부 내용에 대해 보완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신고서 내용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정정신고서는 3개월 이내 제출하지 않으면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유증 계획에 중차대한 문제점이 발견되지는 않은 만큼 금감원 요구에 맞게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유증 추진을 이어나가겠단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출한 증권신고서 중 투자위험요소 등 일부 내용에 대한 보완 요청이 있었다”며 “금감원의 요구사항에 맞춰 절차대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옥 전경.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기존 유증 계획을 이어갈 방침을 밝히면서 소액주주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증 발행 규모가 기존 총 발행주식의 94.98%에 해당해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의 주가는 투심 악화 등의 영향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3일까지 11.36%(8800→7800원)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통해 현대차증권 유증이 불공정하다며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다. 청원인은 “자본을 15.47% 늘리기 위해 94.98%의 주식 수를 늘리는 증자를 한다면 주당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돼 주가는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3월 재무전문가인 배형근 사장이 취임한 이후 실적 개선을 보이며 체질개선 담금질에 들어갔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16%(26억원) 늘어난 146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로 돌아섰고 자기자본은 1조2995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1.69%(217억원) 늘어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에만 164억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을 쌓는 등 최근 3년 간 선제적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오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었고 리테일 부문에서 거래대금 증가와 VIP 고객관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증은 배 사장이 추진 중인 회사의 체질개선을 본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한 포석으로 현대차증권은 유증을 통해 신용등급 강등 시 발생할 수 있었던 조달비용 상승 및 영업 기회 박탈 등 경영상의 리스크를 완화시키겠단 계획이다.


배 사장은 유증을 통해 회사의 본격적인 재도약 기반도 마련하겠단 복안이다.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하고 리테일과 기업금융(IB)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도 세웠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들이 신용도 하향 압력 완화 평가를 내는 등 현대차증권이 추진 중인 유증에 따른 재무건정성 효과는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증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선 주주가치 희석 등과 관련해 시장의 우려 등을 불식시킬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이달 중 발표 예정인 밸류업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 중요해졌단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역시 주주환원에 동참하고 있으며 높은 총주주환원율을 제시하는 기업의 PBR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며 “밸류업 관련 상승 추세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발표부터 실제 이행이 되기까지 지속적으로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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