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와 장유빈, 주요 타이틀 획득하며 최고 자리
나란히 해외 진출, 장유빈은 5월 국내 팬들과 만나
2024년 한국 골프는 윤이나(21)와 장유빈(22), 2명의 젊은 선수가 여자 및 남자 대회를 지배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그리고 '탱크' 최경주(54) 최고령 우승 기록을 써내며 또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먼저 윤이나는 그 누구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윤이나는 지난 2022년 한국여자오픈 대회 당시 오구플레이를 저질렀으나 늑장 신고를 했고, 이로 인해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구제의 움직임이 일었고 대한골프협회가 징계를 절반으로 경감하자 KLPGA 역시 같은 결정을 내리며 복귀의 길이 열렸다.
윤이나는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을 통해 전격 복귀했다. 윤이나는 고개를 숙였고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경기에 임하며 동료 선수 및 골프팬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력은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한층 더 발전한 기량으로 매 대회 꾸준한 성적을 낸 윤이나다. 우승은 한 번에 그쳤으나 참가한 25개 대회 중 절반이 넘는 무려 14번의 TOP 10을 써냈고 준우승 4회, 3위 3회 등 출전할 때마다 확실한 존재감을 내비쳤다.
윤이나는 시즌 후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과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모두 거머쥐는 3관왕을 이뤘다. 역대 12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이룬 윤이나는 곧바로 미국 진출을 선언했고, LPGA 투어 Q시리즈를 통과하며 짧고 굵었던 한국에서의 생활을 마쳤다.
남자 투어에서는 일찌감치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라 불린 장유빈이 지배자였다.
장유빈은 올 시즌 21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준우승 5회, TOP 10 진입만 11번 일구면서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유빈은 대상과 함께 상금왕, 최저타수상, TOP10 피니시상, 장타상, 기량발전상 등을 싹쓸이 하며 6관왕의 위업을 달성했고 특히 상금 부문에서는 11억 2904만원에 도달하며 KPGA 투어 사상 최초 10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시즌을 마친 장유빈은 자신의 오랜 꿈인 PGA 투어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내년 시즌 출전권 확보가 걸린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 출전 대신 사우디 국부펀드가 운영하는 LIV 골프행을 택했다.
장유빈은 행선지를 바꾼 이유에 대해 벌어들일 수 있는 상금 규모가 훨씬 더 큰 것은 물론 세계적 선수들과 곧바로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 팬들과도 다시 만날 수 있다. LIV 투어는 내년 5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회를 개최하는데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 클럽에서 이적 후 첫 선을 선보일 예정이다.
50대 나이에 짜릿한 우승을 맛본 최경주도 빼놓을 수 없다.
최경주는 지난 5월 제주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오픈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품에 안았다.
박상현과의 연장전을 치른 최경주는 2차 연장서 파를 지켰고, 파 퍼트에 실패한 박상현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1차 연장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었다. 당시 최경주의 두 번째 샷은 물에 빠진 듯 보였으나 극적으로 자그마한 섬에 올라왔고 이를 파로 막으면서 우승의 희망을 쏘아 올렸다.
결국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최경주는 2005년 매경오픈에서 최상호가 달성한 50세 4개월을 넘어 무려 54세에 KPGA 투어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큰 감동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