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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계엄령] 식품‧외식업계, 연말대목 실종될까 ‘불안감 확산’


입력 2024.12.04 10:44 수정 2024.12.04 10:4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급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에 당혹

소비침체 속 연말 찬물 끼얹을까 예의주시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를 선언했지만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진마저 알지 못했던 윤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에 여야를 막론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전방위적으로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식품과 외식 등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접점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 이슈가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키울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


이 같은 돌발변수에 환율도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 시장에서 장중 1444.7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444원대까지 뛴 것은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2022년 10월26일 이후 약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회가 계엄령 해제를 선언하면서 상승폭은 일부 줄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갑작스럽게 치솟은 환율에 식품업계는 불안에 떨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곡물 등 수입 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데다, 식품의 경우 필수적인 밀, 대두, 옥수수 등의 곡물 매입 가격이 크게 오른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과자, 빵, 라면 등 주요 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식품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 원자재를 들여와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깊다.


특히 이미 한 두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황에서 서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소비재라는 점을 의식하는 눈치다. 여론의 싸늘한 반응은 물론, 정부의 눈치로 인해 추가 인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한숨섞인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도 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위기상황에는 시민들이 라면과 생수 등을 중심으로 사재기를 많이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기업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당장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 연말 장사에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통상 12월은 크리스마스, 홈파티,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많아질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업계 ‘대목’으로 꼽히지만 연말특수가 사라질수 있다는 공포가 크다.


외식업계서는 실제 탄핵까지 장기전이 예상돼 위축된 소비가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위축은 최근 수년간 계속된 저성장 구조와 경기불황이 맞물린 것이어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대폭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16년만 하더라도 경기 불황과 청탁금지법 시행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이 겹치면서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연말 모임 자체가 크게 줄고,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지갑을 굳게 닫은 바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6시간 정도의 짧은 계엄 상황이었음에도 사회적 불안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 식자재 가격 상승 우려와 불안 심리가 계속되어 연말 특수에 좋지 못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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