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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전화는’ 김지운 작가, 로맨스와 ‘새 소재’의 만남 [작가 리와인드(145)]


입력 2024.12.01 14:24 수정 2024.12.01 14:2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수학과 멜로 결합한 '멜랑꼴리아' 이어

로맨스 스릴러로 돌아온 김지운 작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12년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로 데뷔한 김지운 작가는 이후 ‘하이드 지킬 나’, ‘멜랑꼴리아’ 등 여러 편의 멜로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의사요한’에서는 메디컬 드라마, 휴먼 드라마의 매력도 담아내며 넓은 장르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지금은 로맨스와 스릴러의 재미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5%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 수학과 로맨스, 스릴러와 멜로…김지운 작가의 ‘안 뻔한’ 로맨스


김 작가의 첫 작품인 ‘청담동 앨리스’는 결혼을 일생일대의 비즈니스로 삼은 여자의 ‘청담동 며느리 되기 프로젝트’와 남자를 사다리 삼아 신분상승 하려는 여자들의 속물근성을 경멸하는 남자의 ‘멸종된 사랑찾기 프로젝트’라는 동상이몽을 그리는 드라마였다.


다소 과감한 설정으로 초반 호불호를 유발하기는 했지만, ‘결혼’으로 ‘신분상승’을 꿈꿀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을 포착하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한세경(문근영 분)이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고, 이에 익숙하지만 전형적이지는 않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보여주며 첫 드라마부터 가능성을 보여준 김 작가였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는 ‘해리성 다중 인격 장애’라는 설정으로 본 적 없는 로맨스를 선보였다.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삼각로맨스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와 마찬가지로, 이 드라마 또한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성에서 크게 벗어나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원더그룹 외아들 구서진(현빈 분)과 서진의 테마파크 전속 서커스단 단장이자 배우 장하나(한지민 분)의 서사에, 서진의 또 다른 인격 로빈의 이야기로 긴장감을 가미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나가 서진과 로빈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지만, 로빈이 깨어나게 된 배경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난 서진의 아픔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로빈이 소멸될 때는 하나와 시청자들이 아픔을 느낄 만큼 전개가 짜임새 있고, 캐릭터가 입체적이었다.


‘멜랑꼴리아’에서는 로맨스와 학원물의 조화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혜 비리의 온상인 한 사립고를 배경으로, 수학 천재와 교사의 통념과 편견을 뛰어넘는, 수학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았다. 교사와 학생의 로맨스라는 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수학’을 매개로 진정한 소통을 이뤄내는 지윤수(임수정 분), 백승유(이도현 분)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수학’의 매력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랑의 의미도 함께 짚으며 깊이감을 더한 것도 ‘멜랑꼴리아’의 호평 이유였다.


이렇듯 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 또는 장르와 멜로를 결합해 색다른 재미를 유발하던 김 작가는 ‘지금 거신 전화는’에선 ‘혐관’(혐오 관계) 로맨스를 색다르게 풀어내고 있다. 협박 전화로 인해 시작된 미스터리를 흥미롭게 파헤치는 한편, 이를 계기로 사랑을 깨달은 백사언(유연석 분), 홍희주(채수빈 분)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증을 유발 중이다. 늘 입체적인 전개를 선보여 온 김 작가의 추후 두 장르를 어떻게 조화롭게 전개해 나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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