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자사주 매입, 단기 분위기 반전 재료
환율 1400원 이상서 상방 압력 제한 전망
트럼프 2기 부담 여전…중장기 전망 불투명
삼성전자가 ‘5만전자’로 복귀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하회하자 코스피도 반등 시도에 나서고 있다. 코스피 회복을 위한 두 가지 요건으로 ‘환율 진정’과 ‘삼성전자의 반등’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지수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지에 이목이 향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전날 급등세를 보인 배경으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강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목된다. 이에 증권가 분석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속 가능성이 지수 우상향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전날인 18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52.21포인트(2.16%) 오른 2469.07로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5.98%(3200원) 급등한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내린 1395.2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부양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장 마감 뒤 1년 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3조원의 자사주를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7조원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는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한 계획을 공시했다”며 “최근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세가 거세지는 과정 속에서 매도 비중의 절대 다수를 차지해 왔기에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태도 및 수급 방향성 전환만으로도 국내 증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은 금융당국의 구두개입과 적극적 시장안정조치 시행 검토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4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경 기획재정부 장관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이같은 구두개입은 보유 달러를 사고 파는 직접 개입은 아니나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즉각적인 정책수단으로 받아 들여진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힘이 빠지기 전까지 뚜렷한 환율 하락 재료가 없어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면서도 “1400원 이상의 레벨에서는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레벨 부담 및 저가매수 유입 등이 상방압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반등과 원·달러 환율의 진정세가 증시 반등의 조건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주가 하방을 지탱하는 데는 긍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 우상향으로 끌고가기에는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다.
환율도 진정세를 보이기 보단 부담스런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에 따른 고금리·강달러 환경 지속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하며 리스크가 커졌단 관측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던 것이 확인된다”며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과 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불균형 해소에 핵심 목표를 두고 있어 환율은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큰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며 “환율 관찰대상국 이슈가 향후 원화를 포함해 주요국 통화 가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