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법카로 집에서 초밥 먹은 이재명이 ‘혈세 골프’ 비난?
“제발 촌티 좀 벗어라”…야당-언론의 위선적 의혹 제기
북한 상황 때문에 안 쳐야 한다면 24시간 대기해야
집무-운동 균형, 정재계 인사 대화가 비상 대기보다 나아
고위 공직자가 골프 쳐서 신문에 나는 나라는 경제 선진국들 중에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이유도 천편일률적이다. 관할 구역에 큰 사고가 났는데도, ‘호화-사치 스포츠’인 골프를 즐겼다는 식이다.
휴일에, 사고가 날지 안 날지 모르는 몇 주 전 예약해서, 운동과 친교를 한 개인 생활을, 공직자 기강 해이로 몰아붙인다. 졸업해야 할 유치한 구태다.
대통령도 쉬쉬하며 골프를 해야만 한다. 야당과 언론은 ‘나리’들이 골프 치나 안 치나 늘 감시하고 있다. 전날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나는 펄펄 살아 있다”고 외친 이재명이 집회에서 ‘혈세로 치는 윤석열 정권의 골프’를 비난했다. 지금이 1980년대인가?
도청 법카로 집에서 초밥 먹고 일제 샴푸 산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 그 법카 사용액이야말로 경기 도민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결제된 것 아닌가?
민주당의 4성 장군 출신 이재명 충성파 최고위원 김병주는 요즘 대통령의 골프 ‘의혹’ 제기에 맛이 들렸다. 연일 골프 타령이다.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이틀 후에도 골프를 쳤다는 걸 견강부회(牽強附會)하면서.
그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사람이었음에도 이재명의 반일 노선에 맹종, 한미일 연합 군사 훈련을 친일 행위라고 비판하는, 어처구니없는 국가관과 안보관을 보였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군대에서 별을 달고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았다.
야당과 한 진보좌파 매체는 尹의 ‘부적절한 골프’ 라운드가 지난 8월부터 최소 7차례 이뤄졌으며 때와 장소, 태도가 문제였다는 트집을 잡고 있다. ‘트럼프 대비 연습’은 거짓말이었고, 다른 예약들을 취소시키거나 룰 위반 카트 탑승, 페어웨이 진입 등 행태가 5공식(황제 골프)이었다는 주장이다.
10월 하순의 ‘한국 무인기 관련 북한의 강경 대응 성명’ 같은 건 대한민국에 1년 365일 벌어지는, 지극히 일상적 상황이다. 그들 말대로라면 이 나라 장성들, 대통령, 야당 의원 포함 고위 공직자들은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아야 한다. 그들은 그러고 있는가?
북한을 머리 위에 두고 사는 남한의 우리는 먹을 건 먹고 잘 건 자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은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다. 비상 대기하는 시늉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 국민이 매일 긴장하고 살 수도 없고 그러지도 않는다.
이 나라 골프 인구가 1천만 명을 넘고, 전체 인구의 20%가 골퍼라는 통계가 있다. 적어도 70~80년대와는 다르다. 이 개인 생활을 휴일에 공직자들이 하는 걸 죄악시하는 건 코미디다. 시대착오적 관점, 촌티를 제발 버려라.
미국에는 골프광 대통령들이 부지기수다. 아이젠하워는 8년 재임 중 거의 800 라운드를 돌았다. 그러고도 그는 ‘미국 고속도로의 아버지’란 칭호를 얻은 위대한 대통령이 됐다. 미 전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 짓는 주간(州間) 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망을 그가 추진했다.
케네디-클린턴-오바마도 골프 애호가들이었다. 빌 클린턴은 실수 후 한 번 더 치는 기회를 갖는 멀리건(Mulligan) 요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빌리건(Billigan)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였다.
트럼프는 실력이 프로에 버금간다는 설이 있다. 이런 고수와 만나기 전에 윤석열이 연습을 하는 건 당연하고 국민들이 응원해 줘야 할 일이다. 이러진 않고 골프 친 게 대단한 스캔들이라도 되는 양 취재와 폭로 방식으로 문제 삼는다. 경제 선진국 타이틀이 무색하다.
대통령이 참모들 외 각계 전문가-리더들을 만나는 일이 나라를 위해 당연하고 중요하다. 골프는 4시간 안팎 서로 얘기를 나누며 하는 운동이다. 국정 운영 아이디어나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대통령이 작업복 입고 24시간 비상 대기만 하면 뭐 하나?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말이었다는 논란은 야당과 언론의 잘못되고 위선적인 골프관(觀) 때문이다. 골프 친 걸 쳤다고 당당하게 말 못 하는 경제 선진국이라니…….
막말 대장 홍준표가 홍수 발생 시 골프로 비난을 받자 홍준표다운 소신 발언을 했었다. ‘당시 대구에는 골프 중 보고받아야 할 만한 상황이 없었으며 자전거 운행자 인명 사고는 무단 하천 진입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홍준표도 결국 며칠 못 버티고 사과를 해야만 했다. 이게 대한민국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