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시험장으로 도착한 수험생들…가족과 짧은 대화·포옹 후 입실
응원 나온 후배 "3년 뒤 수능 볼텐데 감회 남달라…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길"
아이돌 켈리 "멤버들이 도시락 싸줘…너무 떨리지만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겠다"
수험생 부모 "이제껏 노력한 것 생각하니 마음 찡해…마음 편히 시험 봤으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오전 전국 85개 시험지구 1천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된다. 2025학년도 수능에는 전년도보다 1만8천082명 많은 52만2천670명이 지원했고, 시험실당 수험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8명 이내다.
이날 아침 서울 곳곳의 고등학교 정문 앞은 수험생들과 이들의 학부모로 가득했다. 또 별도의 수능 응원전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시험장을 찾은 후배들의 모습도 일부 보였다.
서울 광진구 제20시험지구 제3시험장인 광남고등학교 앞에는 오전 6시 30분쯤부터 수험생들이 도착해 가족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입실했다. 잔뜩 긴장한 수험생이 있는가 하면 후배들의 응원을 받고 씩씩하게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학생도 있었다.
수험생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수능 시험장을 찾은 김지민(16)양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나와 언니를 기다렸다. 교회에서 알게 됐다"며 "긴장하지 말고 준비한 대로 시험 잘 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3년 뒤면 저도 수능을 볼 텐데 미리 수능 분위기를 느껴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수능을 치르는 친구와 함께 시험장을 찾은 학생도 있었다. 최안나(19)양은 "진짜 이날이 올 줄 몰랐는데 결국 왔다"며 "저희가 예체능 계열이다 보니 수능 이후 실기 시험이 남아 있다. 오늘 수능도 잘 보고 실기 시험도 잘 봐서 학교에 딱 붙고 싶다"고 했다.
홍지윤(19)양은 "어제 떨려서 잠이 안 오더라. 새벽 1시쯤 잔 것 같다"며 "수능 끝나면 얼른 집에 가서 푹 쉬고 싶다"고 밝혔다.
고3인 아이돌 가수 배드빌런의 켈리도 수능을 보기 위해 이날 광남고 시험장을 찾았다. 켈리는 "멤버들이 수능 도시락을 싸줬다. 지금 너무 떨리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시험을 보고 오겠다"며 "다른 수험생들도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험장에 입실하기 전 교문 앞에서 수험생 자녀와 함께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였다. 이후 자녀가 수험장에 들어가자 곧장 고개를 돌리고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수험생 딸과 뜨거운 포옹을 한 뒤 시험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어머니 최모씨는 "딸이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한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며 "도시락은 평소에 먹던 식단대로 만들었다. 오늘 저녁에 딸이 가장 좋아하는 마라탕을 먹으러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남고 정문 앞에서 만난 신경희(53)씨는 "첫째가 수능 볼 때는 저도 덩달아 긴장했는데 이번에는 둘째라 그런지 안 떨린다. 딸한테 '집중해서 평소에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크게 부담 갖지 말고 1교시 국어 보기 전에 일찍 수험장 들어가서 마음 편안히 먹고 있으라'고 했다"며 "남편하고 커피 마시면서 쉬다가 수능 끝날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딸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김철수(52)씨는 "출근 전에 딸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시험장에 왔다"며 "시험 잘 보고 오길 바란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수능이 모두 종료된 후 문제지와 정답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평가원은 수능 종료 후부터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 이의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26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2025학년도 수능 성적은 다음 달 6일에 수험생들에게 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