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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L 짐황 대표 “구글과 제휴, 해외 골프장 예약 간편하게” [인터뷰]


입력 2024.11.01 07:05 수정 2024.11.01 07:2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골프장은 고객 확보, 골퍼들은 편리하게 예약

각 분야 전문가 육경건·김덕용 대표 영입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 항공과 호텔 예약을 클릭 하나로 손쉽게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고 싶은 곳을 정했다면 어떤 항공편을 타고 갈지, 어느 호텔에서 묵을지 한 눈에 보이는 가격 비교를 통해 고르기만 하면 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 글로벌 유통 시스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항공과 호텔, 그리고 골프는 시간과 장소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업종들이다. 업체 측은 제한된 상품을 최대한 판매해야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으려 한다. GDS는 양 측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항공, 호텔 분야에 일찌감치 GDS가 도입된 반면, 골프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만약 해외 골프장을 가려면 일일이 해당 국가 골프장의 홈페이지를 찾아 예약을 하거나, 값비싼 여행사 상품을 이용해야 했다.


이제는 골프 업계에도 GDS가 도입됐다. 전 세계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구글은 국내 스타트업 업체인 AGL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 8월부터 골프장에 대한 예약 시스템(Reserve with Google)을 도입했다.


이제 소비자는 구글 검색창이나 구글 지도에서 원하는 골프장 또는 목적지 인근 골프장을 검색하면 바로 온라인 예약(Book Online) 버튼을 만날 수 있다. 골프장 역시 구글 예약으로 추가 비용 없이 글로벌 인바운드 내장객을 끌어들여 매출 증대 효과를 낼 수 있다.


골프 업계에 GDS를 도입해 혁신을 이룬 AGL(에이지엘)의 짐황 대표이사를 서울 광진구 JNC센터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AGL 짐황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TIGER GDS을 자체 개발해 골프에 접목시켰다. 이 시스템으로 골퍼들은 전 세계 골프장 예약이 보다 쉬워졌다. AGL에서 개발한 TIGER GDS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


짐 황 대표이사(이하 짐 황) : 항공과 호텔 예약 등 여행 산업에 사용되던 GDS를 골프에 접목시킨 게 바로 TIGER GDS이다. 지금까지 해외 여행객들은 구글이나 네이버 등 온라인을 이용해 쉽고 빠르게 예약을 진행했는데 골프는 그렇지 않았다. 이제 골퍼들은 TIGER GDS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되는 골프장 티타임 재고를 구글 등 포털 사이트, 그리고 온라인 여행사(OTA) 등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간적, 지리적 제약 없이 전 세계 자신이 원하는 골프장과 티타임을 직접 검색, 비교하여 이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골프여행 상품도 플랫폼을 통해 직접 고를 수 있다.



Q : 그렇다면 TIGER GDS를 이용했을 때 소비자들은 어떤 편의성을 얻을 수 있고, 골프장은 어떤 이익과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나.


짐 황 : 사실 모든 골프장이 추구하는 바는 두 가지다. 바로 골프장의 이미지 제고 및 홍보, 그리고 매출 증진이다. 가령 베트남의 골프장이라고 하자. 이 골프장은 한국과 일본, 미국 고객들을 유치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각국 언어에 능통한 직원을 뽑거나 여행사를 연결해야 한다. 비용 발생과 번거로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TIGER GDS를 통하면 한 번의 클릭만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과 직결 연동이 된다.


AGL은 구글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과 같은 항공사,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종합여행사, 신한은행, 하나카드 등 국내 금융사, 익스피디아, 아고다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기업들을 파트너사로 두고 있다. 골프장은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도 TIGER GDS 사용으로 AGL 파트너사 고객과 구글 검색을 통한 글로벌 골퍼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 마케팅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외국 골프장을 예약하기 위해 현지 부킹 플랫폼을 찾아다니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평소 본인이 이용하는 여행사, OTA 등이 AGL 제휴 기업이라면 기존 상품을 이용하듯 골프장 티타임 예약이 가능하며, 구글을 통하면 원하는 국가, 지역의 골프장을 검색해 온라인 예약 서비스로 간편 예약도 할 수 있다.


AGL 짐황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TIGER GDS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짐 황 : 오랜 기간 미국과 일본, 아시아 국가 등에서 골프 산업에 종사하며 골프장 운영 및 마케팅의 한계와 아쉬운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다른 여행 산업과 다르게 골프 여행은 디지털 전환이 더뎠다는 점이다. 해외 골프장 티타임 부킹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많지 않았고, 골퍼들은 예약에 언어적 제약 등 다양한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러던 중 항공권 예약에 사용된 GDS 시스템을 알게 되어 골프장 운영과 마케팅에 적용하게 되었다. 아마데우스, 세이버 등 항공 GDS 기업이 등장한 이후 항공 산업이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듯이 TIGER GDS를 통해 골프 여행 산업도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하리라 보고 AGL 설립과 함께 TIGER GDS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Q : 현재 AGL과 제휴를 맺은 골프장은 국내외 총 몇 개소인가?


짐 황 : 현재 약 30개국 160개 이상 도시에서 2000개소가 넘는 골프장들과 제휴를 맺었다. 일본,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 중국, 괌, 사이판 등 한국 골퍼들이 많이 찾는 국가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골프장들과 TIGER GDS 서비스를 함께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약 100개 내외 골프장과 제휴 중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리조트 코스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내년 디 오픈(The OPEN)이 열리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Royal Portrush), 세계 100대 코스 중 1위에 오른 로열카운티 다운(Royal County Down) 등 다수의 세계 100대 골프장과도 계약을 마쳤다.


최근 구글을 통해 전 세계 골퍼를 대상으로 예약과 홍보, 마케팅이 가능함에 따라 해외 골프장들의 제휴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제주도를 중심으로 지역 골프장, 파트너사와 서비스 중인데 AGL은 해외 골퍼들을 한국의 골프장으로 유입하는 인바운드 골프시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국의 골프장들이 에이지엘과의 파트너쉽에 참여한다면 개별 골프장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함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일본과 호주 그리고 중국 VIP 그룹에서 국내 탑10 골프장 라운드를 요청, 수도권 핵심 골프장을 연결하는 등 국내 골프장 홍보와 마케팅에도 기여하고 있다.



Q : 전 세계 골프장 2000여 개소에 TIGER GDS를 접목시키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짐 황 : 스타트업 입장에서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이다 보니 개척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무슨 회사인지, 무슨 시스템인지 일일이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만 30년 가까이 골프계에 있으며 골프장의 운영 관리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AGL의 비전과 방향성을 설명했다.


특히 TIGER GDS가 개발됐을 때 코로나19가 확산됐고, 이 시기 동남아 각국의 골프장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했다. 이때 코로나19 양성 판정만 6번을 받았다. 심지어 인천공항 출국장에 혼자 앉아 기다리던 때도 있었다.


막상 동남아 골프장을 가니 인바운드 골퍼로 티타임을 채우는 비중이 높은 태국, 베트남 등의 골프장들이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AGL의 제휴채널과 구글을 통해 인바운드 골퍼 유치가 실제로 되는 걸 경험하자 점차 AGL의 비전을 믿기 시작한 것 같다. 업무의 가중을 덜기 위해 AGL과의 연동작업은 최대한 간소화했고 매출이 늘어남을 증명함으로써 골프장의 제휴도 늘었고 신뢰도 쌓였다.


고객의 이용행태 변화도 제휴 골프장이 늘어난 또 다른 요인이다. 최근 모든 소비와 서비스가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AGL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결과적으로 골프장들도 이러한 조류에 따라 AGL과의 파트너쉽을 희망하게 된 것 같다.


AGL 김덕용 대표(왼쪽부터), 짐황 대표, 육경건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AGL은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위해 최근 여행사업 부문과 플랫폼 부문을 새롭게 확장했다. 여행사업 부문은 하나투어와 마이리얼트립 CIC 대표였던 육경건 대표가 맡고, 플랫폼 부문은 국내 부동산 콘텐츠를 구축해 네이버 부동산 및 금융기관 부동산 플랫폼에 부동산 콘텐츠 제공 및 개발했던 김덕용 대표가 이끈다. 각 분야 전문가인 이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Q : 기존 여행사들도 해외 골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AGL의 서비스가 기존 여행사 상품들과의 차별점이 있어야 할 텐데.


육경건 대표 : AGL은 구글을 플랫폼으로 두고 있어 이를 지렛대 삼아 더 많고, 더 좋은 골프장들과의 협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여행사들의 경우 중간 과정에서 렌트 업체를 쓰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수료가 발생하고 이는 곧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AGL의 시스템을 쓰면 이런 절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을 높여 소비자들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육경건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구글과 TIGER GDS의 제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설명해 달라.


김덕용 대표 : 구글은 잘 알려져 있듯 전 세계 넘버원 사이트다. 항공과 호텔 등의 예약이 구글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골프는 접목되어 있지 않았다. 전 세계 각국에 골프 부킹 앱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구글은 GDS를 원했고 AGL이 이를 갖고 있으니 테스트를 해보자라고 이야기가 오갔다. 1년 6개월간의 검증 기간이 있었고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김덕용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AGL은 올해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을 비롯해 많은 투자회사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그만큼 AGL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또는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귀띔해 달라.


짐 황 : 최근 세계 7위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와의 POC 사업에 선정되어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미 제주항공과의 API 연동으로 세계 최초 항공+골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더 많은 글로벌 항공사와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구글과의 골프 예약 서비스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해 고객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육경건, 김덕용 두 대표께 거는 기대도 크다. 두 분 모두 각자 분야에서 정점을 찍으셨다. 보다 완벽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비자와 골프장 모두 만족할 상품을 내놓도록 하겠다.


육경건 대표 : 전 세계 주요 국가별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골프 여행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AGL은 앞으로 골프장 티타임에 항공, 호텔, 교통편 등을 결합해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만들 예정인데 종합여행사, 글로벌 OTA에 제공하는 등 골프 여행 상품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특히 AGL World Golf Series의 일환으로 미국 100대 코스 컬렉션, 세계 100대 코스 투어 등 전 세계 대륙별 골퍼들의 버킷 리스트 골프투어를 곧 서비스 오픈할 예정이다.


김덕용 대표 : AGL은 전 세계 3만 8000여개의 골프장을 모두 연결해 티타임을 유통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두고 있다. 이미 여행과 항공의 예약 방식이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지 오래다. 골프 또한 그렇게 변화할 것이며 AGL이 앞장서겠다.


AGL 김덕용 대표(왼쪽부터), 짐황 대표, 육경건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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