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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온 ‘K-문학’, ‘어떻게’ 노 저어야 할까 [D:이슈]


입력 2024.10.15 15:23 수정 2024.10.15 17:1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번역 지원 우선 과제로 꼽혀

번역대학원대학 설립 등 환경 마련 위한 노력도 필요

한강 작가가 쉽지 않아 보이던 노벨문학상 수상을 이뤄내며, 마침내 ‘K-문학’이 ‘세계의 중심’에 설 기회를 맞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 작가의 해외 수상을 비롯해 많은 한국의 작가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 왔지만, 그럼에도 ‘K-문학’이 ‘중심’에서 주목받는 일은 많지 않았었다. 쏟아지는 관심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선 ‘지금’을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지난 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호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서점으로 한강 작가의 책을 사기 위해 독자들이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되는가 하면, ‘품귀 현상’을 빚으며 ‘한강 신드롬’이 일어났다. 현재 한강의 책 판매량은 100만부 돌파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부커상의 개최국 영국의 대형 서점 포일스(Foyles) 채링크로스점에서는 한강 작가 특별 코너를 마련했는데, 하루 만에 모든 책이 품절 됐으며 미국, 프랑스 등에서도 한강의 책들이 품절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한국어로 된 ‘원서’를 찾는 해외 독자들까지 줄을 잇는 등 한강 작가가 K-문학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중심부에 진출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반가운 전망도 이어진다. 동시에 이 기회를 유지, 확대하기 위해선 적절한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번역’이 꼽힌다. 한강 작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작점이 된 부커상은 ‘채식주의자’의 번역가 스미스 데보라가 함께 국제부문을 수상했는데 이에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스미스 데보라가 함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고은 시인, 황석영 작가 등 앞서도 한국 작가들이 노벨문학상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번역’이 늘 한계로 꼽혔는데, 이제 이 허들마저 넘은 만큼 더욱 활발한 지원을 통해 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출판 관계자는 “우선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텍스트를 전환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많은 출판사들에게 가장 어려움이지 않을까”라고 ‘번역 지원’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근 5년(2019년~2023년) 동안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출판지원사업’ 예산은 약 18억 원이었으며, 그나마 올해 20억원으로 늘었지만 이 역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짚었다. 앞서 번역 지원 필요성을 언급한 관계자는 “연구지원비를 통해 번역가들의 질적 성장을 돕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훌륭한 번역가들의 완성도 높은 번역도 중요한 요소”라고 환경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번역대학원대학 설립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한국문학의 국제적 확산과 전문 번역인 양성을 목표로 한 문학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한국문학번역원이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번역대학원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 의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우수한 번역가 양성을 위한 대학원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더욱 촉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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