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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 모자라" 머릿수만 많은 은행원…책임자>일반직 '가분수'


입력 2024.10.02 06:00 수정 2024.10.02 06: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직원 중 과장 이상 절반 넘어

희망퇴직에도 '고인 물' 여전

5대 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에 다니는 직원의 절반 이상은 책임자 직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 등 현장 창구에서 한창 일하는 계장이나 대리보다 업무를 지시하는 이른바 간부 직원이 더 많다는 얘기다.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른바 고인 물 인사 구조를 해소하기엔 속도가 더딘 셈으로, 뒤집힌 인력 구조를 깨기 위해선 세대 교체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임원·계약직을 제외한 일반 직원 6만4053명 중 책임자는 52.6%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장부터 부장급을 의미하는 책임자가 일반 행원보다 더 많다


은행별로 보면 책임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의 일반직원 1만2829명 중 책임자는 7587명으로, 59.1%에 달했다. 2021년에는 책임자 비중이 59.6%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60%를 찍었다. 국민은행의 과장 급 이상 책임자는 7688명으로, 전체 일반직원 중 54.6%를 차지했다. ▲2021년 55.5% ▲2022년 55.1%로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는 수치다.


우리은행 역시 ▲2021년 55.2% ▲2022년 54.7% ▲2023년 56.3%를 보였고, 농협은행도 ▲2021년 51.4% ▲2022년 51.7% ▲2023년 51.5%로, 직원 2명 중 1명은 과장·차장·부장인 상황이다.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책임자 비중이 50%를 넘지 않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2021년 37.1% ▲2022년 37.9% ▲2023년 39.5%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몸집이 축소가 책임자 비중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은행 직원 수의 감소가 희망퇴직 감소와 신입 채용 축소 등과 맞물려 젊은 세대의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등의 사회적인 변화로 은행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희망퇴직자 수 감소, 신입 공채 축소 등으로 젊은 직원은 줄어들고 고연차 직원들이 더 많이 남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인력 구조가 앞으로도 더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신입 행원 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5대 은행의 올해 채용 인원은 총 1735명으로 지난해보다 30.9% 감소했다. 희망퇴직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정체된 인력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은행권의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입 채용이 내년에도 올해보다 더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책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도 세대 교체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 대책이 가시화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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