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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저축은행 퇴직연금 점검 예정..."유동성 관리 차원"


입력 2024.09.19 14:22 수정 2024.09.19 14:22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페퍼, 퇴직연금시장 철수

금융감독원 본원 전경. ⓒ 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저축은행들의 퇴직연금 상품 현황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일부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이에 따른 유동성 변화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연말 퇴직연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내달 초 저축은행업계의 퇴직연금 잔액과 만기, 취급액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퇴직연금은 저축은행의 중요 자금 조달 재원이다. 현재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32곳으로 이들 업체의 퇴직연금 총 잔액은 30조5000억원이다. 전체 예금(90조1600억원)의 약 34%로 퇴직연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중 상당 규모의 퇴직연금 상품 만기가 4분기에 집중돼, 예금 잔액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저축은행의 유동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산규모가 여섯 번째로 큰 페퍼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8년 저축은행 중 처음으로 퇴직연금 라이선스를 받은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퇴직연금 상품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전략 변경을 위해 퇴직연금 정기예금 취급을 중단하고 창구 및 비대면 채널에 집중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사안"이라며 "보수적인 영업 기조로 인해 수신규모를 확대할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퇴직연금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지속적으로 퇴직연금 비중을 축소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자가 심해진 페퍼저축은행이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시장에서 발을 뺐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퍼저축은행 측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하더라도 유동성에 지장없다는 입장이다.


페퍼의 신용등급이 사라지면서 퇴직연금 고객들은 해당 회사 상품에 가입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만기 이후 재가입이 불가능한 만큼 타 금융사의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 단 기존 고객의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시간 예수금을 모니터링하며 퇴직연금 현황도 보고 있다"며 "개별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중단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일괄적으로 검사하는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레고랜드 사태로 저축은행들이 고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지난해부터 조달비용 악화로 수신금리를 낮추며 유동성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는 작업을 해왔다"며 "저축은행업권의 유동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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