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임기 9월15일 마무리…법조계 "검사들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해줬어야"
"민생사범 수사 성실히 했지만 '총책에게 속은 사람'까지 기소 빈축…선별적 기소 했어야"
"검사 탄핵 사건, 부정적 의견 제시하는 선에서 그쳤어야…국민 입장에선 부정적으로 볼 수도"
"차기 총장, 정권 입맛에 맞춘 수사 진행하는 인사 임명되면…기존 검찰 조직원들 대거 사직할 것"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인 이원석 검찰총장(55·사법연수원 27기)의 임기가 다음 달 15일 마무리된다. 법조계에선 이 총장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의 갈등을 외부로 표출시키는 등 미흡한 적이 있지만 임기 동안 보이스피싱 범죄 등 민생 사범에 대해 성실히 수사한 점은 높은 점수를 줬다. 전문가들은 또한, 신임 검사들의 근속 연수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이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이 총장이 만들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상명 전 검찰총장)는 지난 7일 정부과천청사 회의실에서 약 2시간 35분 동안 전체회의를 열고 4명을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는 심우정 법무부 차관(53·26기), 임관혁 서울고검장(58·26기),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52·28기), 이진동 대구고검장(56·28기)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박 장관이 1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윤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기 2년의 차기 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문건일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이 총장이 임기 동안 보이스피싱 범죄 등 민생 사범에 대한 수사를 성실히 한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하다고 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총책에게 속아서 공급책 역할을 한 사람들까지 기소를 하다 보니 '무리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 역시 사실이다"며 "경제 사범에 대해선 불법성을 띄는 피의자에 대해 선별적 기소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변호사는 "음주 뺑소니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던 가수 김호중씨 변호인으로 조남관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합류해 대중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적이 있다"며 "이 총장 역시 퇴임 후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될 텐데 일시적으로나마 로스쿨 등 교직에 머무르며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준범 변호사(법률사무소 번화)는 "법의 적용을 받는 기관이 자신들의 권한이 축소 된다고 해서 반발하는 것이 대중들 입장에선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이 총장이 검사 탄핵 사건 등에 대해 비토하기보단 부정적 의견 제시 선에서 그쳤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다만 이 총장의 경우 임기가 약 한 달가량 남은 상황이다 보니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변호사는 "차기 총장을 두고 '윤석열 정부 집권 후반기를 함께할 총장'이라고 지칭하는 분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은 정권의 눈치를 봐선 안 된다. 그렇기에 차기 총장은 정치권의 압력이 있더라도, 법에 정해진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이 총장이 최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으며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조직 화합을 해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이 총장으로선 '무시당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퇴임하기 전에 손발이 묶인 상황이었기에 무작정 이 총장의 리더십이 부족했다고만 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동시에 안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직 내에 있는 신임 검사들의 근속 연수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사명감으로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총장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고 정권 입맛에 맞춘 수사를 진행하는 총장이 온다면 기존에 남아있는 검찰 조직원마저 사직을 결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