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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불가론' vs '대세론'…국민의힘, 본격 당권경쟁 양상


입력 2024.06.15 00:15 수정 2024.06.15 00:15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반한, 민주당 독주에 '원외 불가론' 점화

"주전장은 국회" "의회가 투쟁의 핵심"

친한, '불가론' 반박하며 '대세론' 시동

"전대 나온다면 당선에 걸림돌 없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의 유력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김재섭 의원 ⓒ데일리안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의 경선 룰과 지도체제 등이 모두 결정되면서, 당내 분위기가 본격적인 당권 경쟁 양상을 띄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전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세(勢) 형성에 나서자, 당내 중진들은 친윤(친윤석열) 성향과 비윤(비윤석열) 성향을 가리지 않고 한 전 위원장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윤 성향으로 분류되는 5선 중진 당권주자 윤상현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외 인사는 (당대표로는) 안된다. 앞으로 1년은 국회 내에서의 싸움"이라며 "주전장인 국회 안에서 당의 전략을 짜야 하는데 답은 명확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앞서 유력 당권주자이자 역시 비윤 성향인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전날 "내가 옛날에 원외 당대표를 모시고 원내대표를 해봤지 않느냐"라며 "원외 당대표의 장점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의회가 투쟁의 핵심이니, 의회를 통해 막아내야 한다"고 '원외 불가론'을 펼친 바 있다. 윤 의원의 이날 발언은 나 의원의 이같은 '원외 불가론'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친윤 성향으로 분류되는 5선 중진 김기현 의원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돼서는 안된다"라며 "실패한 리더십이 아니라, 당을 살리고 민생을 살릴 새롭고 참신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직전에 당대표를 지내다가 지난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등을 겪으며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 의원은 최근 다선 중진의원들이 주를 이루는 의원모임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원외 불가론' 공세의 수위가 높아지자, 한동훈계 좌장으로 불리는 장동혁 의원이 나서서 반격을 자임했다. 장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장동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어려울 때 지금까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모신 분들은 대부분 다 원외 인사였고, 지난해 우리 당이 어려웠을 때 한 전 위원장을 모셨을 때도 원외였다"며 "그 때는 원외가 괜찮고, 지금은 원외가 안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2017년 7·3 전당대회에서 당시 원외였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2019년 2·27 전당대회에서는 '원외 정치신인'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이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역시 이듬해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같은 '원외 정치신인 불가론' 프레임에 말려들어갈 경우, 자칫하면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고 보고 조기 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전 위원장의 세(勢)는 재선 장 의원을 필두로 이번 22대에서 국회에 첫 등원한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 남갑에서 국민추천제를 통해 공천을 받고 당선된 1980년생 김상욱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아무래도 지금 우리 당원들이 많이 기대를 가지고 있는 분은 한동훈 위원장"이라며 "만약에 전당대회에 나온다고 하면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의 비율이) 7대3이든 8대2든 큰 걸림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면서 "검증을 통해 한동훈 위원장이 능력이나 비전, 경우에 따라서는 의리를 지켜가는 모습들까지 비쳐진다면 그것이 '별의 시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나도 (한 전 위원장이) 당과 국민을 위해, 또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애를 쓴다면 당연히 도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역할을 자임했다.


한편 친윤(친윤석열)계가 당대표 경선에 최대한 많은 후보, 특히 한동훈 전 위원장의 표를 깨먹을 수 있는 비윤계 후보를 최대한 많이 내보내 한 전 위원장의 1차 과반 달성을 일단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설이 회자되는 가운데, 혁신 성향의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자신의 당권 도전 고심의 이면에 친윤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의 정치적 소임은 친윤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쳐놓은 사람들을 개혁하는 게 내 소임"이라며 "친윤계의 지원을 받거나 이럴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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