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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제동' 걸리는 '총선백서특위'…'무색무취' 새누리당 백서 길 걸을까


입력 2024.06.05 00:15 수정 2024.06.05 00:15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백서 발표 시점 두고 이견…전당대회 엮이며 이견

20대 총선백서, '계파갈등' 언급하면서도 특정하진 않아

조정훈, 구체화된 총선백서 골몰…"한동훈 만남 기대"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2대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국·김희정 의원, 조 위원장, 박수영·곽규택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의 걷는 길이 험난하다. 거듭해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총선 패배 이유' 그 자체로도 복잡한데 전당대회 문제까지 결부되며 특위를 이끄는 조정훈 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조 위원장은 백서 발간 시기를 두고도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비대위에는 조 위원장이 참석해 전당대회 이전과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총선백서를 발간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비대위원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에 휩싸일 수 있다며 전당대회 이후 한 번에 총선백서를 발간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백서 발표 시기와 관련해 "특위에선 내게 위임했다"면서도 "비유하자면 나는 작가고 편집자여서 출판 시기는 출판사(비대위)에서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차 한 잔 나눴는데 시기에 대해 서로 검토해보고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며 "추후 한 번 더 미팅을 가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조 위원장의 총선백서특위는 내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특위는 활동 초기 당내 총선 패배의 원인을 찾기 위해 설문조사를 돌렸는데 이는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 간 계파갈등의 중심에 서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총선백서특위는 설문조사 문항에서 '한동훈 원톱론'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전략이 혹시 패배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물었는데, 이를 두고 특위가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시킨다는 논란이 일었다.


또 조 위원장은 대통령실과 한 전 위원장과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당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위는 특검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총선백서를 집필하면서 총선 결과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를 면담하고 집필한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면담한다? 그런 적이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조정훈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기지로 총선백서특위를 활용한다는 시선도 제기됐는데, 이는 조 위원장이 스스로 차기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진화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2대 국회 총선백서가 '무색무취'였던 20대 총선백서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총선백서는 지금까지 총 2번 작성됐다. 2020년 총선에 참패한 직후의 미래통합당 총선백서는 △선거전략 부재 △막말 논란 △중진 재배치 등을 패인으로 지목했고, 2016년 총선에 패배한 직후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총선백서는 △계파 갈등 △수직적 당·청 관계 등을 지적했다.


특히 새누리당 총선백서의 경우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 작성된 백서인데 당시 백서는 계파갈등을 주요 패배 원인으로 언급하면서도 특정 계파의 책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시 이를 두고 '두루뭉술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청와대·친박계(친박근혜계) 중심의 공천으로 인한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으며, 이런 와중에 발생한 것이 김무성 당시 대표가 공천장 날인을 거부한 채 부산으로 내려간 이른바 '옥새 파동'이다.


그러나 최근 당내에서는 2016년과 같은 총선백서가 만들어지는 것이 결국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한동훈 책임론' 등 특정인을 언급하는 식으로 가면 총선 백서가 힘을 받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괜히 전당대회에 영향을 끼친다거나 그런 오해를 사는 것보다는 이전 총선백서와 같이 중립적 언어로 쓰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일부는 확실한 개혁과 진단을 위해서는 명확하게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무엇을 해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총선백서"라며 "그런 것이라면 명확하게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게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조 위원장은 보다 구체화된 총선백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면담이 불발되면 '한 전 위원장은 면담을 거부했다' '요청은 했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준에서 기술할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서도 "우리가 100% 다 마무리되기 전에 한 전 위원장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본인을 위해서도 그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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