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尹 거부 법안, 개원 즉시 재추진"
의회 관례 깨고 법사위·운영위 독식 의지
이재명과 '투톱' 각오 묻자 "똘똘 뭉칠 것"
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첫 원내대표에 '찐명'(진짜 이재명 측근)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갑)이 선출됐다. 박 의원과 함께 원내 지도부를 이끌 수석엔 박성준(재선·서울 중성동을), 김용민(재선·경기 남양주병)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로써 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전원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구축됐다.
민주당은 3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2대 국회 당선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단독으로 입후보한 박 의원이 과반 득표를 얻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투표에는 22대 국회 민주당 당선인 171명 중 170명이 참석했으며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부족한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의원들도 많이 있는데 통 크게 양보한 덕에 내가 원내대표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며 "당이 하나로 더 크고 단단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양보와 배려가 더 빛나게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10여 명이 거론돼 경선을 예상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박 의원에 있다는 이야기가 당내에 퍼지면서 일사불란하게 교통정리를 이뤘다. 실제 이 대표도 지난달 19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당원 행사에서 박 의원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단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협치는 없다'는 점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여당으로부터 '입법 폭주'라는 비판을 뒤로하고 원내 과반 의석을 몰아준 '총선 민의(民意)'를 받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앞선 정견 발표에서 "첫째도 개혁 ,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란 각오로 임하겠다"며 "가장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회복지원금 추경(추가경정예산) 확보를 위한 협상도 시작하겠다"며 "책임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도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법사위는 지난 2004년 17대 국회부터 원내 제2당이 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화 됐다. 국회의장을 제1당에서 가져감에 따라 의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취지였다. 운영위 역시 이제껏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전례가 없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과도한 충돌을 막고 국정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다. 박 신임 원내대표의 이같은 다짐은 사실상 여당과의 협치 파기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 즉시 여야 쟁점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수용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대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가시화했다.
결의문을 낭독한 노종면(인천 부평갑) 당선인은 "어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유가족과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일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를 규탄하고,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해야 하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우리는 특검법이 관철될 때까지 국민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투톱 체제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많은 분들의 통 큰 양보를 통해 단독 출마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게 된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기치로 똘똘 뭉쳐 어려운 민생정국을 헤쳐나가고 검사독재정권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 4년 중에 1년이 가장 중요하고 그 1년 중에도 앞으로 넉 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재명 대표와 똘똘 뭉쳐서 난국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 국민에게 정치 효능감을 주는 22대 국회를 만들 것"이라며 "21대 국회와 완전히 다른 정치적 효능감을 주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