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런 수강학생 중 올해 682명 대학 진학, 전년보다 220명 늘어
시중 유명 사교육업체 인터넷 강의 저렴하게 저소득층에 제공
저소득 가구 학생들을 위한 서울시의 교육지원 사업인 '서울런'을 통해 올해 682명이 대학에 합격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전년보다 462명보다 47.6% 늘어난 것으로, 서울런의 '교육 사다리' 목적이 확실하게 달성된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시는 21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서울런 이용자 진로·진학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2021년 8월 도입된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오세훈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대표 사업 중 하나다.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중위소득 50% 이하 차상위계층 가구의 6∼24세는 서울런을 통해 유명 사설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조사는 지난 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고3 이상 회원 중 온라인 설문과 전화 통화에 응한 124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중 수능 응시자는 1084명이었으며 그 외 인원은 취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682명이 2024학년도 대학에 진학했다. 수능 응시자 63%가 합격한 것으로 지난해 462명보다 220명(47.6%) 늘었다.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내 11개 대학과 의·약학 계열, 교대, 사관학교 등 특수목적계열 진학도 122명으로 작년보다 78명 늘었다.
합격생의 학습 시간도 늘어났다. 응답자의 총 학습 시간은 1인당 평균 6919분으로 전년(4360분)보다 58.6% 증가했다. 11개 대학과 특수목적계열 합격생 학습 시간은 1만2066분으로 전년 합격생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시는 서울 11개대 등 합격생의 학습시간과 접속횟수가 평균보다 높은 점 등에서 서울런과 학업성취도 사이 양(+)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폐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해 고교를 자퇴하고 사실상 학업을 그만둔 상태에서, 서울런을 통해 학습한 결과 의대 진학에 성공한 학생의 사례까지 나왔다.
자치구별 합격인원도 특정 자치구에 큰 치우침 없이 유사한 비율(1∼6%)을 보였다. 이는 공정한 교육 기회를 부여할 경우 거주지역에 큰 영향 없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서울런의 목적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시는 부연했다.
서울런이 입시 준비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87%, 입시 후배들에게 추천하겠다는 답변은 95%에 달했다.
이 밖에 서울런에서 자격증·외국어 강의 등의 도움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회원은 45명으로 지난해(16명)보다 29명 많아졌다. 취업처는 공기업·공공기관 11명, 대기업 5명이다.
시는 도입 3년 차에 접어든 서울런을 내실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다각도의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개인 역량과 특성을 반영한 맞춤 학습 프로그램과 학습 열의가 높은 학생이 대상인 집중 지원반, 멘토단 다양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회원 누구나 이용 가능한 'AI(인공지능) 학습 진단 프로그램'을 도입해 자기주도학습을 돕는다. AI가 학습진단 결과를 반영해 80만개의 검증된 EBS 문항 중 개인맞춤형 문제를 제시하고 자주 틀리는 문제는 반복해서 풀도록 지원한다. EBS 해설강의도 동시에 제공해 개념이해부터 돕는다.
학습 열의가 높은 회원의 목표 달성을 폭넓게 적극 지원하는 '서울런 집중지원반'도 도입한다. 집중지원반엔 기존 1인 당 연 5권 제공한 학습교재를 최대 30권까지 지원하고 수강 가능 교과 사이트도 1개에서 2개로 늘린다.
대학(원)생 멘토링도 주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린다. 경험이 풍부한 멘토를 선호하는 수강생을 위해 퇴직 교원 등의 '4050 시니어 멘토링'도 추진한다. 초등생부터 시작해 수요 파악 후 중·고생으로 넓힌다. 심리 측면을 강화한 '정서 지지 특별멘토'도 운영한다.
서울런을 통해 성과를 거둔 이용자가 숙제 지원, 놀이지도, 한글 학습 등 연령과 성향 등 특성에 맞는 봉사에 참여하게 연계하는 '서울런 선순환 자원봉사단'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