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서 가장 박빙 지역…득표율 0.15%p차
尹, 2연속 무소속 당선 저력…탄탄한 기반 강점
南, '이재명 바람' 타고 인천 최초 女의원 등극 주목
4·10 총선 인천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인천의 14개 선거구 중 지난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동·미추홀을'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171표'라는 전국 최소 표차를 기록했던 여야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이게 되면서다. 동·미추홀을의 국민의힘 후보는 윤상현 의원,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남영희 전 지역위원장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동·미추홀을 후보로 각각 윤상현·남영희 예비후보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윤 후보는 지난 2일, 남 후보는 지난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이 지역의 현역은 윤 후보다. 윤 후보는 18~19대 총선에서는 각각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고 20~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동·미추홀을은 4번의 선거 모두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에서 인천의 '보수 텃밭'으로 꼽혀왔다.
윤 후보가 4선 고지에 오르는 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막말 파동 및 총선 공천 불복으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민주당은 정의당과의 시당 단일화에 따라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윤 후보의 탄탄한 지역구 기반에 더해 중도와 진보 표심이 정의당과 국민의당 후보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것이 승리의 요인으로 해석됐다.
그는 21대 총선에서도 컷오프돼 이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때 윤 후보와 경쟁했던 민주당 후보가 남 후보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 대신 전직 인천시장인 안상수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이에 보수 표심이 둘로 나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었다.
실제 개표가 시작되면서 윤 후보와 남 후보는 선거 이튿날 아침까지 초접전을 펼쳤다. 결국 윤 후보가 4만6493표, 남 후보가 4만6322표를 각각 얻으면서 윤 후보의 승리로 종료됐다. 이때 표차(171표·0.15%p)는 21대 총선에서의 최소 표차였다. 무소속 당적의 동일 후보가 무소속으로 2연속 당선된 선거구로도 기록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두 사람이 자웅을 겨루게 됐다. 다만 다른 점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인천 권역 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는 등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윤 후보는 경인전철 지하화와 인천도시철도 4호선 조정 등 교통 기반 시설 확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남 후보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로 당 지지층 사이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남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친명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소식에는 김교흥·박찬대·허종식·맹성규·정일영·한준호 현역 의원들과 노종면·조택상·정봉주·이병래 예비후보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후보는 인천 최초의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확대를 위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학익용현갯골 친환경 생태문화관광공원 조성 및 야생생물보호구역 지정 등을 공약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난 선거에서 보수 표심이 갈라졌는데도 윤 후보가 당선됐다는 걸 본다면 이번 선거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걸 입증하지 않겠느냐"라며 "미추홀구에 속출한 전세사기 피해 문제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영향이라는 주장이 많아서, 야당의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정부에 대한 인식도 그렇게 좋은 건 아니라 예측하기가 어렵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