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선 방불케하는 열기에 '화들짝'
"계속되면 민심 달라져"…野도 경계
이재명에 비해 '후보 지원' 최적화 강점
한동훈 '1인 선대위 체제'에도 자신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부터 2주 차 민생 현장 행보에 돌입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를 시작으로 12일 서울 영등포, 14일 부산·양산, 15일 호남, 16일 경기도 평택 현장을 찾는다. 서울과 수도권, 호남과 양산 등 주요 격전지의 민심을 얻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주 진행했던 1주 차 민생 행보는 성과가 상당했다는 게 자체적인 평가다. 한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결집에 성공한데다 정치 저관여층의 관심을 끌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에 모두가 으쌰 으쌰 하는 분위기"라고 기세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상인들과 주변 사람들이 다 한동훈 이야기만 할 정도로 한 위원장이 찍고 간 지역의 민심이 들썩들썩한 게 눈에 보였다"며 "한 번이라면 모르겠지만, 두 번 세 번 계속된다면 어떠한 곳도 안심할 수 없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데, 아주 잘 드는 도끼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인기가 치솟다보니 지역구 후보들의 방문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주요 격전지에 출마한 후보들과 직접 소통하며 '꼭 방문하겠다'고 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의 한 국민의힘 후보는 "총선 때 중요하지 않은 지역은 없지만, 다른 지역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징적인 곳이 있다"며 "한 위원장의 정치 감각이 뛰어나니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 체제와 비견된다.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 당을 맡은 박 위원장은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막강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 불리기에도 성공했다. 각 지역구마다 박 위원장의 방문을 요청하는 민원이 중앙당에 쇄도했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한 위원장이 선제적 총선 불출마를 통해 운신의 폭이 넓다는 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교해 강점으로 꼽힌다. 오롯이 다른 후보들을 지원하는데 시간과 자원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힘의 대권주자인 원희룡 후보를 상대로 쉽게 지역구를 비워둘 수 없는 처지다.
이 대표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삼두 체제로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비명횡사' 논란 등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을 수습하는 목적도 있지만,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한동훈 일인 체제'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난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쓰리톱을 얘기하던데 이 대표는 재판도 해야 하고 혼자서는 선거를 지휘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며 "나는 선거를 지휘하기 위해서 불려 나온 당대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국가를 망치는 정치세력을 막고, 우리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