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연루된 기동민 사실상 컷오프
부평을·청주서원 등 '전략 경선' 가능성
친명 중진 안민석·변재일 지역구 포함해
'집단 행동 시사' 비명 반발 누그러뜨리기?
더불어민주당이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과 GT(김근태)계 기동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 비명(비이재명)계 이장섭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서원 등 6곳을 전략지역으로 결정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하고 집단 행동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들의 공천배제(컷오프)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천 갈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8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성북을, 인천 부평을, 경기 오산, 경기 용인갑, 충북 청주서원, 청주청원 등 6개 지역은 전략 지역으로 의결돼 전략공관위로 이관된다. 성북을은 기동민 의원, 부평을은 홍영표 의원, 오산은 안민석 의원, 청주서원은 이장섭 의원, 청주청원은 변재일 의원 지역구다.
임 위원장은 "기 의원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본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아무도 소위 말하는 컷오프는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성북을의 기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라는 의미로, 나머지 지역은 '전략 경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임 위원장은 "이관된 지역의 현역 의원들도 다시 경선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이것은 내 권한이 아닌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의 권한"이라며 "전적으로 전략공관위 결정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전략공관위 논의에 따라 부평을, 오산, 용인갑, 청주서원, 청주청원은 전략 경선이 아닌 전략 단수 공천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취지다. 일단 이 중 용인갑은 최근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과 비례대표 권인숙 의원,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의 3인 경선을 검토한 뒤 전략공관위로 안건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의 이러한 결정에 비명계 반발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 의원의 경우 '라임 환매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 중인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유사한 혐의를 받는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에 대해서는 경기 성남중원에 경선 자격을 줬다. 이에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기 의원은 금품 수수를 본인이 시인했고 이 의원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 의원은 적격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체불명 여론조사'로 논란이 됐던 부평을의 경우 홍 의원이 컷오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홍 의원은 전략공관위의 판단에 따라 공천에 배제되거나, 제3의 인물과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경선이 진행된다면 홍 의원 역시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돼 경선 득표의 30%를 감산 받는다.
홍 의원은 현재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전날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공천과 혁신을 하다보면 가죽을 벗기는 아픔이 없지 않는데, 당대표는 자기 가죽을 벗기지 않고 본인 손만 피범벅"이라고 직격했다.
홍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도 "'명문정당'의 깃발은 온데간데없고 '멸문정당'으로 가는 건 총선 승리와는 더욱 멀어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론조사를 기획하며 사욕을 위해 공천의 공정성을 해친 이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공천이 바로 선다"라며 "거기가 사천 논란 의혹을 걷어내는 시작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평을에서 표밭을 갈고 있는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은 부평을 전략지 선정에 대해 입장문을 내서 "홍 의원과 2인 경선을 원했지만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전략 경선 가능성이 크다. 최종 경선 후보자 선정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명계인 홍 의원과 이 의원의 경선 가능성을 열어둔 동시에 친명계인 안 의원과 변 의원도 컷오프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비명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의원은 "친명이라는 이유로 도리어 안민석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결정을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즉각 반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