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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살인인데 '지능지수' 낮아 무기징역?…"국민 보호의무 위반" [디케의 눈물 170]


입력 2024.01.31 05:00 수정 2024.01.31 05:00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피고인, 10대 때부터 살인 저질러 두 차례 수감생활…가석방 6년 만에 20대 남성 살해, 무기징역

법조계 "우울증 있다고 무기징역 소극적 선고…잠재적 피해자 발생 염두하면 정당사유일지 의문"

"피고인 지능지수 정상인 범주라면 사형 선고했을 것…가석방으로 풀어준 교정당국 판단도 문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서둘러 도입해야…사형 주저하는 법원, 종신형 도입하면 단호한 선고 가능"

법원ⓒ연합뉴스

10대 때부터 두 번 살인을 저지른 무기징역수 60대 남성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6년 만에 또 살인을 저질러 다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피고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지능지수가 낮아 사형을 피한 것이라면서도 법원의 소극적 선고로 추가 피해자가 발생했기에 국민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형 선고를 받더라도 집행이 되지 않고 있는 만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서둘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박옥희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60대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일 경기 남양주시 한 주택에서 동거하던 남성 B(29)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당일 B씨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용돈을 달라"고 요구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A씨는 두 차례 살인을 저질러 각각 징역 장기 5년, 단기 3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렇게 30년간 수감생활 끝에 2017년 10월27일 가석방된 그는 출소 6년 만에 세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검찰은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석방된 이후에도 우울증 등을 앓아왔고, 지능지수(IQ 70)가 매우 낮으며 가족 및 친척과도 교류하지 않았던 점 등 연령, 성행 환경 등 요소를 고려하면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형보다는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사형이 아닌 무기 징역을 선고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sBank

문유진 변호사(법무법인 판심)는 "피고인은 두 차례 살인 전과가 있음에도 가석방된 후 세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네 번째 잠재적 살인피해자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피고인의 우울증을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법원의 소극적 선고로 인해 추가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국민에 대한 보호의무위반으로 볼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은 "피고인의 낮은 지능지수(IQ 70)가 재판부의 판단에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상인의 범주였다면 재판부는 사형이 선고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미 두 번이나 살인을 저지른 무기수가 가석방돼 살인을 저지른 사건인 만큼 사형을 선고하는 게 국민 법 감정상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능이 낮고 폭력 성향을 보인 피고인을 가석방으로 풀어준 교정당국의 판단에도 문제가 있다. 피고인이 가석방으로 풀려나지 않았더라면 억울한 죽음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20년 이상 복역했고 수용 생활 중 사고가 없었다고 해서 가석방을 할 게 아니라 재범 방지를 위해 면밀하게 지켜보며 살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황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확신)는 "피고인은 살인을 한번도 아닌 세번이나 저질렀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10살 여아도 포함돼 있었음에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며 "사형 선고가 주는 일반 예방의 효과와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한다면 단호하게 사형 선고가 이뤄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피고인이 가석방 되지 않았다면 이번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형 선고받더라도 사형 집행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인 만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도입돼야 한다"며 "범죄자의 인권보다 선량한 국민의 인권이 우선시 돼야 한다. 사형 선고를 주저하는 법원의 입장에서도 종신형을 도입한다면 현재보다 단호한 선고가 가능해 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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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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