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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7년 구형…박수홍 형 무죄 가능성은? [법조계에 물어보니 313]


입력 2024.01.12 05:11 수정 2024.01.12 08:43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검찰, 10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 친형 부부에게 각각 징역 7년, 징역 3년 구형

법조계 "친형 부부, 횡령수사 과정서 변호사 비용 거리낌 없이 지출…많은 금액에 대해 유죄 선고될 것"

"가족기업, 횡령과 비횡령 경계서 아슬아슬한 관행 많아…이 점 강조해 비난 줄이려는 듯"

"친형 부부, 1심서 횡령 사실 인정되면…2심서는 인정하고 배상하겠다는 취지로 입장 번복 가능성"

방송인 박수홍.ⓒ연합뉴스

검찰이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박수홍 친형 부부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친형 부부 측은 "2000년대 말까지 18년 동안 한 푼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했지만 법조계는 이들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검찰이 오랜 기간 범행에 대해 증거를 수집해 61억 7000만원이라는 금액을 특정한 경위와 형 부부가 횡령수사 진행 중 변호사 비용을 거리낌 없이 지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많은 금액에 대해 유죄가 선고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수홍 친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결심공판에서 친형 박모 씨에게 징역 7년, 형수 이모 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박수홍 친형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과정에서 회삿돈과 박수홍의 개인 자금 등 총 61억 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61억 7000만 원의 공소 혐의 중 친형 부부가 인정한 액수는 약 3700만 원의 변호사 비용과 부동산 관리비에 불과하다.


박 씨는 이날 회사 법인카드가 학원비, 헬스장 등록 등에 사용된 데 대해서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임직원 복리후생'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0년대 말까지 18년 동안 한 푼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제가 몰라서 했던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죗값을 치르겠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나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박 씨 부부 변호인도 "박수홍은 형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연예계 생활만 열심히 했는데 어느 날 보니 형이 다 횡령했다고 주장하지만, 박수홍은 현금 3억 원을 바로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파트 3채, 상가 2채 등 막대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꼼꼼히 관리해 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회계에 대한 미숙함으로 일부 인정하고 있는 공소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송인 박수홍.ⓒ연합뉴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오랜 기간 범행에 대해 증거를 수집해 61억 7000만원이라는 금액을 특정한 경위와 ▲형 측이 소속사 운영 이외 직업, 소득원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횡령수사 진행 중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거리낌 없이 지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많은 금액에 대해 유죄가 선고되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소속사 운영 외 별다른 수입원이 없음에도 고가의 변호사 비용을 제출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어 "재산범죄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 변제가 중요한 양형 요소다.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니 합의, 변제, 공탁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무죄를 노리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모 아니면 도'인 상황이라서 유죄 선고시 높은 형량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인정한 금액 외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를 목표로 하는 게 맞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해 횡령액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적어도 변경하고 남은 액수에 대해서는 혐의가 있다고 자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죄로 판단되는 금액이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가 인정한 금액 외 모든 혐의가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여기저기서 주목을 받으니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하며 가족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해 비난을 줄여보려는 것 같다"며 "1인 기업이나 가족기업의 경우 횡령과 비횡령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관행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18년간 통장기록과 재정 상태 등을 일일이 정리하는 게 상당히 많은 업무"라며 "그중 횡령 금액과 아닌 금액을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구분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피고인들은 이러한 점을 노려 재판부를 혼란스럽게 하고 또 횡령의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약 1심에서 횡령이 인정된다면 2심에서 태도를 바꿔 횡령을 인정하고 배상하겠다는 취지로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소액이나마 (횡령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며 "당사자도 무죄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닐 듯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횡령 증거가 명확하다면 인정하고 선처를 구해야 할 것이지만, 횡령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최대한 방어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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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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